▲ 온가족이 바람난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문소리 윤여정 황정민 등이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바람난 가족>의 포스터 | ||
이미 몇몇 영화들은 촬영단계에서부터 베드신 그 하나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왔던 터.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 예정인 영화들의 ‘기대’되는 장면들을 엿보았다.
<오아시스>의 ‘공주’ 문소리의 세 번째 작품 <바람난 가족>이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시어머니(윤여정 분), 아들(황정민 분), 며느리(문소리 분)가 ‘통째로’ 바람이 난 한 가족의 이야기는 애초 예상보다 더 화끈했고 적나라하게 솔직했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임상수 감독이 “윤리적, 도덕적으로 문제작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을 만큼.
알콜중독자인 남편과는 ‘밤일’을 안 한 지 이미 15년이 지난 시어머니는 초등학교 동창에게 새로운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이 시어머니는 주책스럽게도(?) “나 섹스도 해, 안한 지 15년 만에. 요새 생전 처음 오르가슴이란 걸 느껴”라고 아들과 며느리 앞에서 당당히 고백한다. 요즘 예순 나이에 할머니라는 소리도 우습지만 그렇다고 이 시어머니의 모습에 동조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 이 영화는 성윤리적 잣대를 들이밀어 감상하기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죽어도 좋아>에서 섹스를 즐기던 주인공 노부부를 떠올림이 옳을 듯싶다. 배우 윤여정이 연기하는 영화 초반의 베드신은 팬들로서는 그녀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하는 장면임에 틀림없다. 베테랑 윤여정은 단 한 차례 리허설로 오랜만의 베드신을 너끈히 소화해냈다고 한다.
▲ <바람난 가족>의 장면들 | ||
이들의 섹스신은 두 사람의 관계만큼이나 도발적이다. 예를 들어 ‘노팬티’에 ‘팬티스타킹’ 차림과 같은 설정이랄까. 주로 김연의 작업실에서 이루어지는 두 사람의 섹스는 애무단계부터 독특하다. 엎드린 남자 위에 여자가 엎드린 ‘여성상위’자세는 두 사람의 비정상적 관계를 연상하게도 한다.
임상수 감독은 섹스신을 찍을 때 직접 나서 ‘시연’을 해 보였다고 한다. 주영작과 김연이 세미나를 핑계 삼아 떠난 여행에서 나눈 오럴섹스 역시 임 감독이 먼저 남녀의 각도를 잡아 보였다. 문소리와 봉태규의 베드신 촬영에서도 문소리가 쑥스러워하자 임 감독이 봉태규를 상대로 시범을 보였다고. 이 웃지 못할 상황에 봉태규는 “그냥 소리 누나랑 하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문소리와 봉태규는 이웃사촌. 남편은 바람이 나고, 어처구니없게 아이까지 잃은 문소리는 자신에게 호기심을 갖고 있는 고등학생 봉태규의 유혹을 받아들인다. 관객이 두 사람뿐인 극장 안에서 봉태규의 손길을 받아들이는가 하면, 아무도 없는 무용연습실에서 일을 벌이려다가 들키기도 한다. 물론 일은 다음 기회에 벌어진다.
‘그곳’을 못 찾아 쩔쩔매던 봉태규는 결국 혼자만 달아올라 먼저 일을 치르고, 문소리는 “내가 금방 다시 ○○줄께”라며 그 위에 올라탄다. 이 장면은 세종대학교 무용스튜디오에서 촬영됐는데 현장에서 봉태규는 첫 베드신을 앞두고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여유 만만했다고 한다.
봉태규는 스태프들과 수다를 떨면서 놀다가 촬영을 마쳤는데, 그만 집에 가서 코피를 터트리고 말았다. 분장을 지우려고 하는데 코밑이 뜨거워 보니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던 것. ‘센 여자 문소리가 봉태규 코피를 터트렸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한편 문소리는 “키스신이 오히려 더 어색하다”며 베드신에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 <최후의 만찬>의 이종원(위 왼쪽)과 안문숙.<스캔들…> 의 배용준(아래 왼쪽)과 전도연. | ||
건달인 이종원이 사면초가에 몰려 자살할 결심으로 ‘사주카페’에 찾아가게 되는데 이곳 주인인 안문숙은 “기찻길에 누워 있으라”며 방법을 알려준다. 얘기를 나누던 중 눈이 맞은 두 사람은 카페 안 소파에서 허겁지겁 일을 벌인다. 워낙 친분이 두터운 두 사람은 베드신 촬영도 어색해 하지 않았다고.
기대되는 것은 이 영화에 우정출연한 안문숙의 놀라운 변신. 안문숙은 1년여 동안 활동을 쉬면서 집중적인 몸관리를 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몰라보게 살이 빠졌다고. 안문숙 자신도 “영화가 개봉되면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했다고들 하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영화사 관계자도 “안문숙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의 배용준과 전도연의 베드신도 주목된다. 영화를 위해 10kg 정도 살을 뺀 배용준은 극중에서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 ‘조원’ 역을 맡았다.
하이라이트는 9년간 수절해온 정절녀 전도연을 결국 ‘넘어오게’ 만들면서 뜨거운 밤을 보내는 장면. 구체적인 내용과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초 예상보다 야했다는 후문이다. 배용준은 첫 베드신 촬영 이후 “찍을 때는 그렇게 야한 줄 몰랐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베드신 그 하나만을 가지고 영화전체를 평할 수는 없다. 또한 영화의 장르와 내용에 따라 베드신의 묘사도 달라지게 마련. 그러나 눈이 높아진 관객들 역시 베드신만을 두고서도 수준 높은 평을 해낼 수준에 이르렀다. 과연 관객들은 어떤 장면에 손가락을 치켜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