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모>에서 장성백 역으로 인기를 모은 김민준. | ||
정 작가는 다음달 말부터 방송될 MBC 수·목극 <사랑한다 말해줘>(극본 김규완, 연출 오종록)에 자신의 본업인 작가 역으로 출연할 예정. 극중 염정아가 경영하는 영화제작사의 시나리오 작가로 콘도에 감금당해 원고를 써내려가는 코믹 캐릭터다.
“솔직히 겁도 나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거 같다. 연기자 입장에 서 보면 그 고충도 알 수 있을 거 같고, 나중에 작품 쓰는 데도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말하는 그는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진’ 케이스.
정 작가는 <다모>의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열정적으로 함께 작품을 만들어낸 이재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몸을 사리지 않고 혼신의 연기를 펼쳐준 출연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요즘 그는 내년 하반기에 방영될 대하사극 <삼한지>(삼국이 통일되는 과정을 다루는 1백부 작)와 ‘사랑에 빠진’ 상태라고 한다. <다모>를 통해 떠오른 행운아는 정 작가뿐 아니라 배우 김민준도 있다.
“길이… 어찌 처음부터 있단 말이오. 한 사람이 다니고 두 사람이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 그곳이 곧 길이 되는 법. 이 썩은 세상에 나 또한 새로운 길을 내고자 달려왔을 뿐이오”라는 묵직한 울림을 울려주는 장성백 역으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김민준은, 자칫 영원히 <다모>에 얼굴을 내밀지 못할 뻔했던 케이스였다고 한다.
그건 그가 신인이기 때문에 겪었던 아픔. 처음에 김민준은 장성백 역으로 낙점돼 있었으나, 이서진이 맡았던 황보윤 역으로 한때 이정진이 캐스팅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르게 됐다. 아직 이렇다 할 히트 작품을 못 내고 있던 이정진이 좀 이름 있는 배우와 상대할 수 있게 해달라는 바람을 나타냈던 것.
어쩌면 이정진으로선 당연한 바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연기에 물이 올라 있는 상태도 아니고, 인기스타가 출연해야 그 작품이 뜬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그로선 좀 욕심을 부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러나 그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던 건 김민준. 이서진이 김민준이 애초 맡기로 했던 장성백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그는 미련 없이 짐을 챙겨 홀로 떠났다. 고등학교 시절 유도 유망주였던 김민준은 다리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꿈을 접은 뒤 이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가 여행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남성다운 과묵함과 우직할 정도로 오직 한 길을 향해 걸어가는 장성백으로 완벽하게 태어날 수 있었던 건 이 작은 시련을 통해서가 아닌가 싶다.
▲ <네 멋대로 해라>의 양동근과 이나영. | ||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네 멋대로 해라>엔 원래 차태현과 송혜교가 주연을 맡기로 했으나 스케줄이 맞지 않아 포기한 케이스. 양동근은 원래 연기력을 인정받은 상태였지만 이나영은 왠지 어설퍼 보이는 연기 때문에 연기자로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 역을 맡아 그동안 감춰져 있던 자신의 끼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한편 <황산벌>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박중훈은 7전8기가 아니라 ‘100전101기’로 유명한 케이스. 박중훈이 데뷔하던 시절만 해도 잘생긴 배우(그렇다고 박중훈이 못생겼다는 얘기는 아니다)들이 주로 인기를 끌던 때라, 캐스팅되는 살 떨리는 순간을 경험하기까진 정말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다. 헤어스타일을 이렇게도 해보고 말투를 저렇게도 해보면서 인고의 세월을 거쳤는데, 그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돼서 오늘의 박중훈이 있게 된 것 아니랴.
사람이 뜻을 세우면 못할 일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열심히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 열정과 신념으로 소원성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