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중 한 소쿠리의 고추를 먹어야만 했던 강동원. | ||
하늘 같은 임금의 사랑을 받았으니 그에 걸맞은 체모를 갖춰야 하는데, 난생처음 3∼4kg에 달하는 가체(얹은머리)를 머리에 얹은 데다 머리를 가지런하게 정돈하기 위해 딱딱한 왁스형태의 ‘지크’를 바르기 때문에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집중적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인기도 좋고 임금의 사랑도 좋지만 이를 어쩌면 좋냐고 울상인 박은혜에게 슬며시 자기의 ‘연륜 있는’ 머리를 보여주는 견미리(최상궁 역).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니라.”
견미리의 충고처럼 연기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나 박은혜로선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처럼 스타들이 방송소품 때문에 울고 웃는 경우가 많다고. 과연 어떤 사연들일까.
연생이뿐만 아니라 가체를 머리에 얹고 사극에 출연하는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비슷한 고통에 시달리는데, 특히나 촬영을 끝내고 지크를 없애기 위해 머리를 감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다른 것으로는 안 빠지기 때문에 ‘주방용 세제’로 머리를 감는데 그때마다 아까운 머리들이 뭉텅뭉텅 빠져 예쁜 여자 연예인들의 애간장을 녹인다고 하는데…. 어떤 이는 갱엿(검붉은 빛깔의 엿)을 먹으면 머리가 안 빠진다 하여 갱엿을 구해 먹고 어떤 이는 피부과에 가서 두피 치료를 받는다고.
그런데 차라리 머리가 빠지는 게 낫지 고추는 다시 먹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한 ‘싸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김하늘의 강압으로 ‘고추총각 선발대회’에 나가 원도 한도 없이 고추를 먹어댔는데, 그가 먹은 고추 양은 한 소쿠리는 될 거라고.
작품을 위해서 죽기 살기로 매운 고추를 먹어야 했던 강동원. 그의 소원은 단 하나다. 비록 눈물 콧물 빼며 고추를 먹었지만, 작품만 뜨면 무슨 상관이겠냐고. 그러나 “다시는 죽어도 고추만은 먹지 않겠노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박선영은 SBS <왕의 여자>에서 광해군(지성 분)의 사랑을 받는 ‘개똥이’로 출연하는데, 왕의 선친인 선조(임동진 분)에게 겁탈을 당해 마음 놓고 광해군과 떳떳하게 사랑을 못 나누는 처지라 평생 상궁으로 지내야 한다. 그래서 늘 칙칙한 녹색 상궁복을 입고 출연해야 하는 신세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MBC <대장금>의 인기 때문에 드라마 시청률이 안 올라 속상한데 맨날 안 예쁜 옷만 입고 출연하게 되자 박선영이 “나는 왜 이리 복두 없누!” 하며 불평 아닌 불평을 했다는데….
그녀의 푸념이 받아들여져서인지 개똥이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제작진의 배려인지 지난 16일부터는 고운 분홍색의 한복을 입고 출연하게 됐으니 소원 하나는 푼 셈.
▲ ‘멋진 남자’의 대명사 차인표는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코믹하게 망가졌다. | ||
여성용 끈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친 채 뛰어야 했던 차인표. 서대문 교도소에서의 첫 촬영날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해야 했던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가장 부담스럽게 느꼈던 장면을 제일 먼저 찍게 돼서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촬영하자고, 좀 덜 벗자고 ‘땡깡’을 부려볼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냥 순순히 촬영에 임했다. 첫 단추를 채울 때부터 우기기 시작하면 끝까지 그렇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영화에 임한 각오를 전했다.
차인표처럼 몸을 던져 프로그램을 살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개그맨 염경환이다. 염경환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황금의 시간> 녹화 도중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 염경환은 이날 ‘대박퀴즈’ 코너에서 박을 깨다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바가지는 이 프로 이외에도 다른 오락프로그램들에서 가공할 위력을 이미 발휘한 바 있다. SBS <실제상황! 토요일>에서도 아무리 해도 안 깨지는 바가지가 있어 출연자들이 애를 먹다 결국 강호동에게 넘어갔는데, 강호동도 결국 깨지 못했다.
그런데 염경환이 그 무섭다는 바가지 깨기에 도전한 것이다. 염경환은 손 팔 다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박을 깨다가 장난기가 발동해 머리를 ‘활용’하다 변을 당한 것이다.
MC 남희석이 박을 손으로 잡고 염경환이 머리로 박을 깼는데, 이 과정에서 염경환은 머리에 상처가 나 피를 많이 흘렸다. 그러나 프로답게 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프로그램의 엔딩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녹화를 마치자마자 인근 병원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큰 상처가 아니라서 치료를 받은 후 바로 귀가했다고. 당시 김지혜의 대타로 출연했던 염경환은 몸을 아끼지 않은 투혼 덕분인지 <황금의 시간>에 고정으로 출연하게 됐다며 싱글벙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