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간단한 검정색 탑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무로는 취재진들을 향해 먼저 웃음으로 인사했다. 사전에 미리 질문지가 주어졌던 이날 기자회견은 다소 형식적인 분위기로 진행됐다. 질문지에는 지난해 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내한 때와 마찬가지로, 사생활 등 ‘사적인’ 질문은 삼가 달라는 요청도 담겨 있었다. 또한 미묘한 한·일감정을 불러올 수 있는 질문 역시 차단됐다.
77년생으로 올해 스물일곱인 아무로 나미에는 92년 열다섯 살에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가정생활은 그리 평탄하지 못했고, 어린 나이에 이혼의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97년 스무 살에 결혼했으나, 열여섯 살 연상의 남편과는 ‘세대차이’로 인해 지난 2002년 헤어졌다. 이혼 뒤 인기가 떨어지면서, 아직 한창 나이의 아무로는 일본 내에서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스타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당시 아무로의 가정사는 팬들에게 오히려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녀가 유행시킨 패션들은 ‘아무로족’을 만들며 ‘따라하기’ 열풍을 일으켰으며, 임신 3개월 상태에서의 갑작스런 결혼발표는 ‘샘 암살단이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돌게 할 정도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한때 그녀의 남편이자 춤선생이었던 그룹 TRF의 멤버 샘은 일본에 진출한 보아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했다).
아무로는 한국에서의 첫 공연을 앞둔 소감에 대해 “떨리고 긴장된다”며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 가수들 사이의 갭이 컸는데 교류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공연 중 한국가수와의 조인트 공연이 예정돼 있는 두 번째 날은 보다 ‘파격적인’ 무대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진 자유질문 시간에서는 한 기자가 “아름다움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에 아무로는 “매일매일 즐겁게 웃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의 기자회견은 미비한 행사진행과 아무로측의 ‘늑장’으로 내내 ‘싸늘한’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했다. 아무로 나미에가 모습을 드러낸 시각은 약속시간인 3시로부터 1시간을 훌쩍 넘긴 4시10분께. 취재진들과 팬들은 협소한 공간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기다려야 했고, 곳곳에서 아쉬움과 불만의 소리가 터지기도 했다.
한편 오는 5월 13~15일까지 열리는 서울공연에서는 가수 비가 조인트 공연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일본 팝의 아이콘이었던 아무로 나미에가 한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