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파시미나를 휘날리며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는 강금실 장관. 3월 전당대회에서 사파리스타일로 변신한 박근혜 대표.(사진=이종현 기자) 화사한 트렌치코트를 입고 유세에 나선 추미애선대위원장.(사진=임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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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추’ 3인방이 뜨거운 뉴스메이커로 자주 등장하면서 최근 이들의 패션감각도 세인들의 주요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핑크빛 파시미나(캐시미어 소재의 긴 스카프) 휘날리며’ 회의석상에 나타나 화제가 된 강 장관이나 사파리 스타일(긴 재킷을 입고 허리를 묶는 방식)로 변신한 박 대표 등의 모습에서 ‘강·박·추’의 요즘 ‘코드’을 읽어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들의 패션 스타일에는 과연 어떤 특징이 있고 또 어떻게 이들의 개인적인 성향을 표현하고 있을까. 스타일리스트 양성 학원인 ‘F1코디아카데미’ 강사로 현재 <개그콘서트> 스타일리스트로 활동중인 공민규씨와 ‘한국 케엠케 색채연구소’ 김민경 교수를 통해 이들 3인방의 패션 스타일과 그 속에 담긴 독특한 심리를 분석해 봤다.
'강효리’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패션 리더로 소문이 난 강금실 장관의 옷 잘 입는 비결은 ‘포인트를 살려주는 코디’다. 의상 스타일만 놓고 보면 강 장관은 다소 ‘가라앉아’ 보이는 경향이 있는 심플한 디자인을 즐긴다는 게 스타일리스트 공민규씨의 설명. 하지만 다양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 과감하고 튀는 패션을 완성시킨다고 평한다.
파시미나, 목걸이, 귀고리, 시계, 브로치 등을 이용해 포인트를 주고 펄을 이용한 화장법도 눈길을 끄는 대목. 여기에 더해진 짧은 헤어스타일 역시 최신 유행에 맞춰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공씨는 “이런 패션 스타일은 여성의 화려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코디 방식”이라며 “너무 튄다는 지적도 있지만 스타일리스트의 관점에서는 강 장관의 매력을 표현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색채전문가 김민경 교수는 강 장관의 패션 스타일에서 블루와 퍼플 컬러가 연상된다고 설명했다. 블루와 퍼플 컬러는 이지적이면서도 활동적인 성향의 색깔. 의상 자체는 회색이나 네이비 계통(짙은 남색)의 수트를 주로 입어 전문가적인 느낌을 주지만 핑크나 보라색 계통의 소품을 활용, 법무부 장관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와인, 인디고 블루, 블랙과 같은 색상의 의상을 입는다면 강한 캐릭터를 좀 더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강 장관이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핑크와 보라를 자주 사용한다는 분석. 과연 그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김 교수는 “40대 여성이 핑크 등 빨강 계통을 즐기는 경우는 대부분 자신의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때문”이라며 비근한 예로 갑자기 빨강색 립스틱을 바르는 중년 여성들을 들며 부족한 에너지를 변화 욕구로 채우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라색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강 장관은 자신의 위치와 일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보라) 그 내면으로는 에너지 부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핑크)”는 게 다소 튀어 보이는 색채를 선호하는 강 장관에 대한 김 교수의 분석이다.
박근혜 대표의 경우 심플함과 복고풍 이미지를 기본 패션으로 삼고 있다는 평. 공씨는 박 대표 의상의 특징을 ‘중성적인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남성적인 이미지와 여성적인 이미지를 겸비해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는 것.
다만 박 대표는 얼마 전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에는 바지 정장을 자주 입어 남성적인 포인트를 좀 더 강조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허리끈이나 단추, 주머니 등을 포인트로 사용해 여성스러움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고.
패션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아쉬운 부분은 중성적인 스타일로 인해 본인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 액세서리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면 더 좋을 것이라는 것이 공씨의 제안이다. 하지만 당대표라는 현재 위치에서는 실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씨는 박 대표의 스타일은 바지 정장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반대로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개성을 살리는 데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박 대표의 의상이 블랙과 브라운 컬러를 연상시키는데, 이는 부드러우면서도 보수적인 이미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좀 더 밝은 계통의 옷을 입는 것이 잘 어울릴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의견. 그는 “파스텔 톤의 화려한 의상은 좀 더 친근한 느낌을, 블루 계열은 소박하고 정직한 이미지를 더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하며 “회색이나 흰색 계열도 보수적인 이미지를 덜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경우 최근 시도중인 패션 스타일 변화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동안 무난하고 단정한 스타일로 딱딱하고 심플한 정장을 즐겨왔던 추 위원장이 최근 핑크와 노란색, 부드러운 파스텔 톤을 활용해 화사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 공씨는 이런 스타일의 변화와 정치적 행보를 연계해 설명했다.
“그간 추 위원장이 남성 위주의 정치판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한 자신의 여성적인 이미지를 배제해온 듯하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능력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며 위상을 돋보이기 위해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공씨는 아직 변화의 정도가 약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공씨는 “좀 더 밝은 계통을 자주 입어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과 친근감을 살렸으면 좋겠다”면서 “여기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코디법을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추 위원장의 기존 의상은 어두운 브라운, 그린 컬러가 연상된다며 패션 스타일만 놓고 보면 박 대표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남성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두운 색상의 정장을 즐겨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교수는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외모를 살리기 위해 블루, 핑크, 라이트 그레이 등 밝고 활동적인 색채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색상은 그의 저돌적이고 남성적인 정치 성향까지 잘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