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주-지진희(위쪽), 최지우-권상우 | ||
“저는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김현주씨가 참 편할 거란 생각을 해요.”
지난달 SBS TV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인터뷰에서 ‘이영애와 김현주 중 누가 더 맘에 드는지?’라는 돌발 질문에 아무런 ‘망설임없이’ 꺼낸 지진희의 답변이다.
MBC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에서 이영애와 지진희의 애틋한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어떻게 벌써 이영애를 잊어버릴 수 있느냐’며 서운해 할 법도 한데…. 실제로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답변에 ‘분노’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영애를 버릴 수 있느냐’며.
그러나 그건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지진희는 그동안 <대장금>을 찍으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이영애가 조신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간직하기 위해 극 흐름상 필요했던 키스신을 모두 거절해 제작진과 시청자를 모두 안타깝게 만들었는데 그로 인해 제일 곤란을 겪었던 건 상대역이었던 지진희.
워낙 이영애가 강경하게 키스신을 거절해 그 앞에 있던 지진희는 졸지에 치한(?) 신세가 되는 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누군 키스를 하고 싶어서 하느냐고요~!’라고 항변을 하고 싶었겠지만, 지진희는 꾹 참고 오로지 장금이만을 연모하고 위하는 ‘민 종사관’의 역을 묵묵히 해냈다.
<대장금>으로 인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 지진희는 모든 촬영을 마치던 날, “너무 시원하고 좋다. 군대에서 제대하는 마음”이라며 그 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아무리 돈도 좋고 인기도 좋지만, 사람 속이 편해야 제일인 것을 보여준 셈이다.
“지진희씨와 호흡이 잘 맞아서 다행이에요. 저를 여배우로 여기지 않고 막내 동생 대하듯 해 자존심이 좀 상했지만요.”
웃으면서 얘기하는 김현주를 옆에서 장난스레 툭 치는 지진희의 모습에서 뭐니뭐니해도 배우는 서로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장장 7개월 동안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이영애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극중 이영애-지진희 커플 이상으로 SBS <천국의 계단>에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던 최지우와 권상우도 화면에서 보여지는 모습만큼 다정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 정우성-이정재(위쪽), 전지현-장혁 | ||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에게, 특히나 언제나 젊음을 유지하고픈 여자배우에게 나이를 강조하는 건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셈.
일부 톱 클래스 남자배우들 사이의 경계심과 라이벌의식은 ‘여자배우들 저리 가라’고 할 정도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작품성과 흥행면에서 모두 성공한 영화 <태양은 없다> 제작팀은 톱스타 정우성과 이정재를 캐스팅해놓고 내심 걱정했다고 한다. 이 두 미남배우가 어떻게 ‘긴장관계’를 풀어갈지, 괜히 신경전을 벌이다 작품을 망치지나 않을지 걱정했는데 그건 기우에 그쳤다고 한다.
나중엔 너무 친해져서 오히려 촬영에 방해(?)가 될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들이 친해진 과정을 보면 신기하다.
그냥 툭툭 상대방을 건드리는 말을 선문답처럼 주고받던 두 사람은, 어느 샌가 친해져 한쪽에서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는가 하면 죽이 맞아서 밤새도록 술을 마셔 그 다음날 촬영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고.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이정재와 정우성은, 앞날에 대해 서로 논의하며 여자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그런가하면 아무리 해도 쉽게 안 친해지는 스타일들이 있다. 바로 장혁이나 전지현 같은 경우가 그렇다. 화면에 나온 이들의 모습은 엄청 발랄·쾌활한데, 의외로 같이 호흡을 맞춰본 사람들은 두 사람의 ‘무뚝뚝함’에 고개를 흔들곤 한다. 아무리 웃긴 얘기를 해줘도 잘 웃지도 않고 ‘맞장구’도 없으니 ‘화’도 날 만하다!
전지현과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차태현은, 자신의 개그가 안 통한 유일한 인물이라고 전지현을 높이 치켜세우기도 했다고.
워낙 내성적인 성격인 전지현은 누구랑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인데, 의외로 최근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함께 출연한 장혁과는 ‘찰떡궁합’을 자랑했다고.
두 사람 모두 ‘공인 음치’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까. 장혁 또한 ‘전지현 저리 가라’로 내성적인 성격인데, 전지현과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는 것이다. 주변에선 어떻게 ‘내성파’끼리 친해졌는지 모두 궁금해 한다고. 하지만 이 둘은 ‘너무 나랑 비슷해서 편하다’고 이유를 댄다고 한다. ‘궁합’이 맞아야 연기도 편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