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개봉하는 공포영화 <페이스>의 포스터 | ||
김하늘 류진 주연의 <령>은 한국 공포영화 사상 최초로 ‘물’을 공포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는 심령스릴러물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대생 민지원(김하늘 분)이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은서(빈) 유정(전희주) 미경(신이) 등 세 친구들이 차례로 죽고, 이들은 모두 실내에서 끔찍한 익사체의 모습으로 발견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에는 언제나 물이 보인다.
김하늘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의 모습은 물에 흠뻑 젖은 여인. 이처럼 ‘물’을 공포의 대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작사는 비주얼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CG기술을 이용해 ‘공포스런 물’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계획. 6월 개봉 예정.
‘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도 촬영되고 있다. 김유미 임은경 주연의 <인형사>는 ‘구체관절인형’이 등장하는 색다른 공포물이 될 전망. ‘구체관절인형’이란 동그란 관절(구체)을 사용해 손가락 마디 하나까지 실제 사람과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만든 인형이다. 점토가 주재료로 사용되지만 머리카락은 실제 인모를 심어 만든다고 한다.
<인형사>는 인형을 만드는 사람(인형사)이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한 구체관절인형을 만들기 위해 조각가 여고생 직업모델 사진작가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외딴 공방으로 초대하면서 빚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인형의 저주로 인해 차례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해미(김유미 분)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 <인형사>의 임은경(위쪽)과 <령>의 김하늘 | ||
지난 18일 양수리 세트장 촬영장에서는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이 처음 만나 식사를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강원도 태백에서 야외장면이 촬영됐고, 세트 촬영분은 아직 75%가량 남아 있다고 한다. <인형사>는 8월 개봉 예정.
한편 오는 6월11일 개봉되는 신현준 송윤아 주연의 <페이스>는 ‘복안’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했다. ‘복안’이란 유골의 신원을 DNA로도 밝혀낼 수 없을 때, 두개골로 죽은 사람의 얼굴을 유추, 재현해내는 고도의 수사법. 때문에 영화에는 특수분장기술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은행나무침대> <퇴마록> <자귀모> 등에서 특수분장을 담당했던 윤예령씨가 이를 담당했다.
극중 신현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복안전문가 ‘이현민’을, 송윤아는 국과수 법인류학실 신입 요원 ‘정선영’을 연기한다. 의문의 두개골 복안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악몽과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다소 생소한 소재를 다룬 만큼 두 주인공은 실제 복안전문가에게 복안에 대한 기본강의를 듣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지난 10일 쇼케이스에서 송윤아는 “여름에 각종 공포영화를 찾아볼 만큼 공포를 즐긴다”며 “그러나 이 영화를 찍는 동안은 밤에 혼자 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현준은 “워낙 무서움을 많이 타 영화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라 진짜 감정으로 했다”고 ‘고백’했다.
<가위> <폰>을 만든 안병기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분신사바>도 주목된다. 7월 개봉되는 이 작품은 ‘분신사바’라는 ‘귀신을 부르는 주문’을 소재로 한 ‘학교괴담’. <폰>에서 현대 사회가 낳은 생산물인 휴대폰을 소재로 ‘원조교제’라는 사회문제를 풀었던 안병기 감독은 이번에 ‘왕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
▲ 구체관절인형 | ||
<분신사바>는 실제 폐교에서 촬영되고 있는데 벌써부터 연기자들이 경험한 각종 ‘괴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밖에 임은경 임창정 권오중이 출연하는 <시실리 2km>와 장서희 차승원 주연의 <귀신이 산다>는 코믹한 분위기가 풍기는 이색 공포물.
<시실리 2km>에서 ‘시실리’(時失里)란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뜻으로, 다이아몬드를 빼돌린 조폭 권오중(석태 역)과 이를 찾기 위해 쫓아온 조직원 임창정(양이 역)이 평화롭게만 보이는 시실리에서 겪게 되는 공포담이다. 7월 말 개봉 예정.
<귀신이 산다>는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를 만든 김상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바닷가 조선소에 근무하는 청년 차승원(필기 역)이 이사한 아파트에 처녀귀신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장서희가 처녀귀신 ‘연화’ 역을 맡았다.
장서희는 이 작품에서 피 흘리는 귀신이 아닌, 심술궂고 귀엽기까지 한 귀신이다. 귀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귀신이 산다>는 여름 시즌을 지나 추석께 개봉될 예정. <백만송이 장미>에 출연중인 손태영은 이 영화에서 ‘필기’의 여자친구로 스크린에 데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