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팔>의 우승 장면.
[일요신문] 불과 120초의 레이스에 걸린 총상금은 무려 7억 원. 우승마는 3억8500만원을 획득한다.
삼관경주 두 번째 관문이자 ‘경마의 꽃’으로 불리는 코리안더비가 오는 17일 경기도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 제9경주(1800m)로 펼쳐진다.
삼관경주는 매년 4월부터 7월까지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을 오가며 KRA컵 마일(GIII, 4월, 1600m, 총상금 5억), 코리안더비(GI, 5월, 1800m, 7억), 농식품부장관배(GII, 7월, 2000m, 5억) 등 3개 대회로 열린다.
총상금만 무려 17억 원이며, 여기에 최종 우승마에게는 7억 원의 인센티브가 추가로 주어진다.
올해 코리안더비에는 서울 경마에서 5마리, 부산경남 경마에서 8마리 등 총 13마리가 출전한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3세마는 1,012마리다. 80대 1의 경쟁률 뚫은 정예 경주마들이다.
이들의 평균가격은 8,800만원 최고가는 2억2천만 원(영천에이스)이다. 올해 출전 말은 모두 2012년 봄에 태어나 지난해 하반기에 경마에 데뷔했다.
상반기 최고 권위의 경주인만큼 렛츠런파크 서울을 찾는 관객만 4만 명이 넘고 베팅금액만 50억 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새로운 명마의 탄생을 기대하며 열광한다.
올해 코리안더비는 민간목장 씨수말 ‘컬러즈플라잉(9세, 태영목장)’이 배출한 이복 형제마 ‘라팔’(부경, 수말 3세, 마주 김종태, 2012년3월9일생)과 ‘돌아온현표’(부경, 수말 3세, 마주 박웅진, 2012년4월2일생)의 한판 승부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 두 경주마는 데뷔 이후 열린 3개의 큰 경마대회에 나란히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지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돌아온 현표> 우승 장면.
이번 대회에는 ‘라팔’과 ‘돌아온현표’ 형제를 포함해 특급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 4마리 등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최강의 3세마들이 출동한다.
하지만 마필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우승후보로 ‘라팔’과 ‘돌아온현표’를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전을 결정한 마주들은 더비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판세는 ‘라팔’이 레이팅(경주마 능력지수) 94점으로 앞선 가운데, ‘돌아온현표’가 93점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대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라팔’의 몸값은 5000만원밖에 안 되지만 지난달 ‘KRA컵마일’에서 아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8차례 경주에 출전해 1위 5회 2위 2회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만 5억5348만원에 달한다. 자기 몸값의 10배를 넘는 가치를 증명한 셈이다.
하지만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더비(GⅠ)는 경쟁자들의 견제와 원정이라는 부담감이 ‘라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최근 경주에서 치른 1900m 장거리에서 4위를 기록한 부진에 대한 단점도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혈통적 기대치와 최근 훈련 시 보여줬던 ‘라팔’의 선전을 들며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삼관마에 대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동생 ‘돌아온현표’의 위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돌아온현표’의 몸값은 7,000만원으로 코리안더비에 출전마 평균 몸값(8,800만원)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 탁월한 스피드와 지구력을 두루 갖추고 지난 KRA컵마일에서 2위를 기록했다.
당시 ‘돌아온현표’는 약 3개월의 공백 끝에 거둔 성적이고 여전히 발군의 근성을 발휘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질주 스타일은 선행과 선입을 오가는 만능 경주마다. 코리안더비가 직전경주(1600m)보다 200m 긴 코스에서 치러지는 것 또한 지구력이 좋은 동생의 유리한 점이다.
이들 형제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건 서울의 ‘대군황(서울, 3세 수말, 김태성 마주)’이다. 특급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로 데뷔 후 출전한 6번의 경주에서 복승률 100%를 기록 중이고 최근 5연속 우승으로 상승세 뚜렷하다.
첫 관문 KRA컵마일을 포기하고 이번 코리안더비를 준비할 정도로 우승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그동안 선행 및 선입 일변도의 모습이었으나 최근 지구력이 향상되면서 추입 전개가 가능해 우승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