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현 결혼 보도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 민사소송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팽팽히 대립해 있는 상태다. | ||
지난해 9월 ‘전지현 결혼설’을 보도한 뉴시스와 전지현 측의 민·형사소송 역시 장대하게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1월25일 뉴시스는 합의를 위한 제스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오보를 인정하지 않는 사과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지현 측의 강경 반응으로 인해 결국 합의는 물거품됐다. 그런데 지난 2월16일 전지현 측이 ‘해당 기자 등과 합의했다’는 취지의 고소취소장을 제출했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양측의 합의가 성사된 것. 과연 그 무엇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냈을까. 그 내용을 알아본다.
지난 2월1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홍훈 부장검사) 고경희 검사는 양측의 합의로 ‘명예훼손 고소’가 취소됨에 따라 피고소인인 뉴시스 법인과 민성진 기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2004년 9월29일 뉴시스 통신사가 보도한 ‘영화배우 전지현 11월 소속사 사장과 결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한 법적 분쟁이 마무리 된 것이다.
오보 여부를 두고 벌어졌던 양측의 힘겨루기로 볼 때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합의 도출이 어떻게 가능해진 것일까. 뉴시스 측이 해당 기사를 오보라고 밝히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합의는 결혼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지현 측 법적대리인인 표종록 변호사는 ‘아직 합의가 된 게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뉴시스 측이 1회 사과문을 게재했고 민 기자 역시 다른 언론 두 군데를 통해 기사 형식의 사과문을 게재했다”는 표 변호사는 “비록 오보를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세 차례나 사과문을 게재한 만큼 인신구속 등 극단적인 경우가 뒤따를 수 있는 형사소송만 취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소송은 취하했지만 10억원대의 민사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얘기. 양측의 민사소송은 2월25일 중앙지법 제25민사부에서 조정 심의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렇다면 민사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에 대해 표 변호사는 “어떤 형태로든 잘못을 인정하면 우리가 합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나 현재는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무턱대고 원만하게 문제를 풀자는 입장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는 공신력 있는 곳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결국 법원판결문을 통해 해당 기사의 진실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뉴시스 측은 다른 입장이다. 우선 법적대리인인 정성주 변호사는 “형사소송은 합의로 취하됐고 민사소송은 진행중”이라는 얘기만 밝힐 뿐 자세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뉴시스의 입장은 민사소송을 준비중인 뉴시스 김병헌 부장에게 들을 수 있었다.
“원만하게 처리하자는 게 공식입장이나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아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는 김 부장에게 ‘오보 인정 여부’를 묻자 “그 부분은 형사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이미 끝난 이야기다. 민사소송은 해당 기사를 통해 전지현 측이 받은 피해 여부를 두고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결국 김 부장의 설명은 민사소송이 해당 기사로 인해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전이 될 것이라는 얘기로 전지현 측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오보 인정 여부에 대해 또 다른 뉴시스 관계자는 “사실 입증을 위한 자료는 형사소송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밝혀 이에 대한 준비 역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던 ‘전지현 결혼설’과 관련된 법적 분쟁은 ‘형사소송 합의’라는 중간 과정만 거쳤을 뿐,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제 시작 단계인 민사소송의 경우 양측이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출발선에 선 만큼 더욱 치열한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다만 양측 모두 ‘법원에서 민사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 전격적인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지막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한편 해당 기사를 작성한 민 기자는 형사소송 취하 이후 뉴시스를 그만뒀다. 뉴시스에서 이사 직급으로 연예팀을 이끌어온 민 기자는 방송관계자들과 친분이 남달라 방송계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를 그만뒀지만 민사소송 진행 과정에서는 뉴시스와 보조를 함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