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상상플러스>의 녹화장에서 신정환이 한 얘기를 들었던 이는 한두 명이 아니었다. 현장에는 제작진 외에도 매니저, 코디 등 여러 명이 함께 있었다. 하지만 애꿎은 <상상플러스> 제작팀마저 ‘불똥’을 얻어맞았다. <상상플러스>팀은 언론사를 상대로 “우리 팀에서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후 내부에서 말을 ‘옮긴’ 이를 찾아내고자 제작팀을 상대로 ‘색출작업’을 벌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요신문>은 지난 2주 동안 M바 도박사건 이후 상황을 취재하면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과 M바의 도박사건과 관련된 추가 내용을 공개한다.
기자가 또다시 M바를 찾은 지난 11월17일과 18일, 여전히 M바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사건이 있던 그 시각 M바에 있었던 몇몇 사람들을 어렵게 수소문해 그날의 긴박했던 현장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A씨는 그날 M바에서 신정환을 직접 보았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신정환과 ‘안면’이 있던 사이로 그날 만난 자리에서 함께 얘기까지 나누었다는 것.
구체적인 신분은 노출할 수 없지만 A씨는 서울 시내에서 대형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A씨는 사건이 터진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신정환을 만난 일을 얘기하기도 했다. 당시 신정환은 또 다른 ‘연예 관계자’와 함께 있었고, A씨가 이 사람에게 ‘여기 웬일이냐’고 묻자, ‘(정환이)형을 따라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말에 A씨는 ‘얘(정환이) 따라다니지 마라’는 충고 아닌 충고까지 건넸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목격자는 “현장에 있던 이들 중 몇몇은 검찰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M바는 내부의 뒤편으로 조그마한 ‘쪽문’이 만들어져 있다.
M바가 검찰의 단속에 걸린 뒤, 이곳에서 일하던 업소 관계자들은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사건이 있던 다음날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이곳 직원들은 미처 챙기지 못한 개인 짐을 싸기 위해 M바를 다녀가기도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했던 직원의 측근으로부터 사건 당일 M바 내부의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50여 평 규모로 그리 크지 않은 M바의 내부는 VIP실을 포함해 4~5개 정도의 룸이 마련되어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그날 VIP실에서는 도박을 하던 중 몇몇 이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한다. VIP실에서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판돈’의 액수가 높아지는데, 그날 함께 왔던 고객 두 명이 자꾸 돈을 잃자 항의를 했다는 것. 이들 두 사람은 그날 무려 2억원에 달하는 돈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업소 직원들이 이를 말리는 상황이 연출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던 것. ‘이날 말다툼으로 인해 업소 관계자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는 소문이 기자에게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이 입을 다물어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상황을 취재할 수가 없었다.
사건이 있던 당일 M바에는 신정환 외에도 영화감독 B씨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실이 검찰의 발표에 의해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무려 일주일여가 지난 뒤였다. 왜 영화감독 B씨는 신정환과 달리 사건 초반 ‘언급’되지 않았던 걸까.
이는 영화감독 B씨가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인물이었던 탓이 크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검찰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B감독도 현장에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하지만 B감독은 기자들에게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부인하고 이후 휴대폰을 꺼두었던 상태라, 이 내용은 소문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B감독은 이후 자연스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고, ‘실명’이 거론됐던 신정환만이 방송활동을 하지 못한 채 자숙하고 있는 중이다.
노출할 수 없는 ‘진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언젠가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해 본다.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