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정민, 최윤영, 최원정, 정지영 아나운서. 그래픽=장영석 기자 | ||
정확한 아나운서의 결혼 관련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 지난 3년 사이 결혼한 여자 아나운서 13명의 결혼 형태를 분석해봤다.
우선 결혼 적령기는 29세로 나타났다. 대부분 서른을 넘기지 않았는데 황정민(KBS), 김주하(MBC), 윤지영 아나운서(SBS)만 서른을 넘겨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배우자의 평균 연령은 33세. 이는 남녀 모두 일반인의 결혼 평균 연령과 비슷한 수치로 네 살 터울의 부부가 평균으로 나온 점 역시 일반인의 결혼 형태와 유사하다. 가장 많은 나이차를 보인 이는 고민정 아나운서(KBS)로 남편 조시영씨와 열한 살 터울이다. 또한 박현선 아나운서(KBS) 역시 일곱 살 연상인 이인천씨와 결혼했다. 여자 방송연예인 전체 평균이 31세임을 감안할 때 아나운서가 연예인보다 빨리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나운서는 연예인과 달리 결혼이 방송활동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배우자와 만난 계기는 ‘주변의 소개’가 가장 많았다. 친지 내지는 지인의 소개로 결혼한 이가 9명이나 된다. 이지연(KBS), 고민정 아나운서는 대학 시절부터 열애해 온 남성과 결혼했고 김주하 아나운서는 교회에서 만난 사람과, 최원정 아나운서(KBS)는 KBS 입사동기와 결혼했다.
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걸린 기간은 1~2년으로 일반 방송연예인과 유사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교제기간이 좀 더 짧은 편이다. 만난 지 6개월 이내에 결혼한 이가 둘, 1년 이내에 결혼한 이들은 모두 7명에 달한다. 대학시절부터 사귀어온 이지연, 고민정 아나운서만 각각 10년, 7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배우자의 직업. 최고의 신붓감과 결혼해 세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배우자들은 어떤 남자들일까. 가장 많은 수치를 보인 직업군은 PD, 기자 등 방송국 관계자들로 총 3명이었다. 최원정 아나운서의 경우 입사동기인 KBS 보도국 최영철 기자와 결혼했고 김지윤 아나운서(KBS) 역시 KBS 보도국 정영훈 기자와 결혼한 사내커플이다. 또한 위서현 아나운서(KBS)는 SBS 예능국 박승민 PD와 결혼했다.
방송연예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연예인끼리 결혼하거나 방송관계자와 만난 경우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주변에서 결혼 대상을 만나는 이들이 가장 많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2004년 10월 결혼한 김주하 아나운서. 미국의 시부모는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 ||
의사와 결혼한 이들도 2명이다. 최근 결혼한 황정민 아나운서는 고려대 정신과 강이헌 박사와 결혼했고 박현선 아나운서는 단국대 치대 소아치과 이인천 박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한편 김지윤 아나운서와 윤지영 아나운서는 일반 회사원과 결혼했다.
그 외에 정지영 아나운서(프리랜서)의 남편인 황현준씨는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이며 최윤경 아나운서(KBS)는 서울동부지법 하태한 판사, 지승현 아나운서는 우상우 건축설계사, 그리고 고민정 아나운서는 시인 조시영씨를 배우자로 맞이했다.
방송연예인 전체 평균치에서는 사업가가 가장 많아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아나운서 신랑감의 경우 대부분 전문적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로 사업가는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상대 집안이 상당한 명문가라는 부분은 유사하다. 아니 상대 집안만 놓고 보면 방송연예인 전체 평균치보다 아나운서가 더 좋은 가문과 결혼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명문가 집안일수록 연예인 며느리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아나운서 며느리에 대한 거부감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최원정 아나운서와 최윤영 아나운서. 이 두 아나운서는 모두 재계에서도 유명인사로 통하는 기업인의 며느리가 돼 눈길을 끌었다. 최원정 아나운서의 남편인 KBS 보도국 최영철 기자는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의 차남이다. 최 대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측근 중의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재벌 2세는 아니지만 이에 견줄만한 막강한 집안의 자제인 셈.
최윤영 아나운서의 남편 장세윤씨의 아버지는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 (주)대우는 대우그룹의 모기업이다. 장 전 사장은 김우중 전 회장을 제외하면 가장 오랫동안 대우에서 근무한 임원으로 대우그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인물이다.
다른 아나운서들의 시댁 역시 하나같이 명문가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남편 강이헌씨가 고려대 정신과 의사인데 시아버지 역시 대전에서 산부인과 병원장이다. 또한 김주하 아나운서는 가수 송대관의 조카인 강필구씨와 결혼했는데 강씨의 부모는 미국에서 탄탄한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결혼 형태만 놓고 본 결혼 법칙은 여자 아나운서와 여자 연예인 사이에 유사점이 많다. 그러나 이혼율에서는 크게 차이가 난다. 물론 아나운서 가운데 이혼한 아나운서도 있지만 그 수는 여자 연예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비슷한 조건에서 유사한 형태로 결혼이 이뤄졌는데도 이혼율에서 커다란 차이가 난다는 부분이 묘한 뉘앙스를 남긴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