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H, K 씨와 함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탤런트 고호경.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고호경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긴급 체포된 것은 지난 15일 오전 7시 20분께였다. 그리고 이 소식이 전해진 것은 경찰의 발표가 있었던 이날 오후 1시 무렵. 이번 사건을 담당했던 서대문 경찰서 측은 당시 고호경과 함께 남자가수 H, 여자가수 K를 함께 검거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의 첫 번째 발표에서 H와 K, 그리고 고호경의 대마초 흡연 횟수는 각각 6회, 3회, 1회였다. 그러나 이후 추가 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호경의 흡연 횟수는 무려 7회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호경의 소속사 측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소속사 관계자는 “(고호경의 대마초 흡연이) 이번이 처음이다. 멋모르고 호기심에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고호경은 수차례 대마초를 흡연했던 사실이 밝혀졌고 소속사에서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의 그 소속사 관계자는 “설마 구속까지 되겠느냐”며 구속 여부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의 예상대로 결국 고호경은 불구속 처분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여기엔 고호경이 초범이라는 사실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대마초의 소지, 흡연에 대한 처벌은 마약류 관련 범죄 중에서 그나마 가벼운 편에 속한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단순한 대마초 흡연 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대마초를 지지’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 하지만 한 마약류 전문 형사는 “청소년층에게 대마초 등 마약류가 쉽게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규제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고호경과 함께 압수된 증거 물품들. | ||
뿐만 아니라 고호경과 3~4년 넘게 ‘연인 관계’이기도 했던 H 또한 최근 음반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던 상황. 인터넷을 통해 몇 곡을 미리 공개한 소속사 측은 사태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H의 매니저는 “인터넷에서 한창 반응이 좋았는데 이런 일이 터져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앨범 홍보 및 준비 작업으로 현재까지 들인 돈만 2억~3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앨범 중 한 곡은 고호경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사건으로 연예인 대마초 사건이 좀 더 큰 파장을 몰고 오게 될까. 한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예인들 중 일부는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복용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수 L과 배우 A, 여가수 B 등은 연예가에서도 이름이 종종 거론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이 관계자는 “몇 군데의 아지트를 만들어 그곳에 모여 대마초를 피운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만약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연예인들의 상습 마약 복용 실태가 꽤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또 이번 사건에서 H가 대마초를 들여온 경로가 태국 푸켓의 지인을 통해서였던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H는 지난해 10월 초 푸켓 여행을 하면서 그곳 ‘친구’로부터 대마초 3g을 선물 받아 국내로 가지고 들어왔다고 한다. 이번 검거에서 발각된 것은 그 중 1.5g이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매니저는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동남아시아와 같은 마약류 단속이 느슨한 나라를 방문하면 현지에서 종종 대마초와 같은 마약류를 접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태국 등지가 연예인들 및 마약 복용자들의 상습 구입 루트가 아니냐는 추측도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