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그 캐릭터가 다른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가면서부터 시작됐다. 앞서 반짝 통하는 듯 보였던 양상국의 '경상도 남자' 캐릭터는 유튜브 예능 '핑계고'부터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tvN '놀라운 토요일' 등으로 확장되며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짧은 영상이나 특정 상황극 안에서는 웃음의 포인트가 됐던 말투와 호통이 여러 예능에서 반복되자 신선함보다 불편함을 안긴 것. 특히 2020년대 들어 '불편하지 않은 예능'에 익숙해진 대중의 감성과 양상국식 호통 개그가 부딪치면서 웃음보다 피로감이 먼저 쌓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개인의 연애 방식으로 볼 여지가 있었으나 유재석이 상황을 정리하려는 과정에서 "그건 유재석 씨 연애 스타일", "한 번만 더 이야기하면 혼냅니다"라는 식으로 받아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예능적 농담보다 무례에 가깝게 받아들였다. 방송계 선배를 향한 태도 문제도 있었지만, 더 크게 지적된 것은 상대가 말을 받쳐주고 정리하려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모습이었다.
다른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에서 양상국은 김해준, 나보람과 함께 출연해 이들의 '낭만부부' 세계관을 활용한 상황극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해준이 미리 준비한 콩트를 이어가려 하는 와중에 양상국은 이를 제대로 받아주지 않거나 손찌검을 하는 듯한 제스처와 발차기를 하는 등 거친 제스처를 보여 논란이 됐다. 김해준이 양상국의 이런 돌발 행동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졌다.

'핑계고'에 이어 '놀라운 토요일'까지 이어진 양상국의 논란은 그가 내세우고 있는 '호통 개그'가 2026년의 예능 감각과 어긋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서 박명수, 김구라, 장동민 등 이와 비슷하게 거친 말투나 독설을 캐릭터성으로 삼았던 예능인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여러 차례 조정의 과정을 거쳤다.
박명수의 호통은 주로 자기비하와 함께 쓰이거나 유재석 등 주변 출연자들이 선을 그으면 그 지점에서 멈추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췄다. 버럭하더라도 곧바로 제압당하거나 스스로 우스워지는 구조가 있었기에 그의 호통은 일방적인 공격보다 콩트 안의 역할로 소비될 수 있었다. 김구라의 독설 역시 시간이 지나며 노골적인 면박보다 맥락을 짚는 날카로움에 가까운 방식으로 조정됐고, 과거 발언 논란을 빚었던 장동민도 논란 이후 공개 활동에서 발언 수위와 캐릭터의 위치를 다듬으며 지상파 예능에서의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양상국의 '호통 개그'는 방송 안에서 그어진 선을 넘어선 뒤에도 같은 강도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비치며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호통 치고, 면박 주고, 상대의 흐름을 끊는 역할이 방송 안에서 짧게 쓰이면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같은 자리에서 계속 같은 강도로 반복되면 캐릭터가 아니라 태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나 가부장적 연애관과 고집, 큰 목소리에 과격한 행동이라는 과도한 캐릭터성까지 모두 '경상도 남자'라고 묶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정 지역의 말투와 기질을 예능적 장치로 쓰는 수준을 넘어 부정적인 태도까지 지역 이미지로 일반화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상국이 출연한 방송의 유튜브 영상 댓글란에는 자신을 경상도 출신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모든 경상도 남자가 저렇지 않다", "경상도 남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양상국 본인도 뒤늦게 선을 넘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논란 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실제 성격은 방송에서 보인 모습과 다르며, 카메라 앞에서 대중들이 기대하는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나머지 과하게 행동했다고 해명했다. 양상국은 "제가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오버해서 발언한 게 보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것 같아 죄송스럽다. 큰 관심도, 비판적인 반응도 다 새겨듣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양상국은 5월 16일 MBC '놀면 뭐하니?'와 21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최근 논란에 대한 심경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방송 이후 여론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