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선생님, 선생님~~~~!”
몇 차례를 미룬 끝에 결국 촬영장에서야 만날 수 있었던 한지민. 인터뷰가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어 지친 상태였다. 그런데 드디어 한지민이 기자의 맞은편에 앉자마자 이번엔 예상 외의 방해 공작이 시작된다. 어디선가 ‘선생니임’을 외치며 등장한 ‘바나나를 손에 든 어린 아이’, 바로 드라마 속에 등장한 아역 배우였다. 한지민은 이 아이에게 ‘선생님, 한 입만 줘’라며 한입 쓱 베어 문다. 아이들도 한지민을 실제 유치원 선생님으로 착각할 정도란다.
한지민은 극중에서 엽기 발랄한 유치원 교사 유미래를 연기하고 있다.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원치 않는 유치원 선생 노릇을 하고 있는 강현세(김재원 분)와 티격태격 하면서 유치원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인물 유미래는 실제의 한지민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이전까지 너무 조용하고 얌전한 인물만 연기해서 시청자들 중에는 거리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미래는 상당히 털털한 인물이에요. 제 실제 성격도 편한 사람 앞에서는 미래와 같은 면이 많아요. 그동안 제가 ‘밉지 않는 푼수’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 왔는데 미래가 딱 그런 인물이에요.(웃음)”
“아이들이 새로 올 때마다 이름을 외워주고 있어요. 원래 아이들을 참 좋아하는데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촬영해 보니 힘든 점이 많아요. 한 애한테만 뽀뽀해 주면 다른 애들이 질투하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현재 대학에서 사회사업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지민은 훗날 사회복지기관을 설립해 복지사업을 하고픈 꿈을 갖고 있는 당찬 아가씨이기도 하다. 평소에 시간이 날 때마다 노인 복지 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 여기엔 한지민이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촬영장에서 사람들이 ‘지민이 남자친구 이름은 ‘머니’’라고 해요. 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촬영장에서도 틈만 나면 할머니, 아빠, 엄마와 통화해요. 제가 전화만 받으면 ‘어, 할머니야?’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제 남자친구를 ‘(할)머니’라고 불러요.(웃음)”
올해 4학년 1학기를 다니고 있는 한지민은 시험을 보기 위해 해외 촬영 중‘경유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 생활 중 아쉬운 점은 ‘남들 다하는’미팅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점. 그는“친구들이 저만 빼놓고 (미팅을) 하더라구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목소리도 저음이시고 워낙 꽃미남 스타일이라 처음엔 좀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저랑 통하는 점이 많더라구요. 저는 아이들과 동물을 좋아하는 순수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김재원 씨가 딱 그러세요. 또 김재원 씨가 촬영장에서 많이 챙겨주기도 하고 도움이 많이 돼요.(웃음)”
유치원 원감으로 출연하고 있는 ‘대선배’ 이미숙도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지민은 “처음엔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는데 ‘어머, 야! 너무 반갑다’라며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며 느낌을 전했다.
“처음 유미래를 연기했을 때 너무 확 달라졌다고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저는 이 역이 훨씬 재미있고 어색하지 않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있어요. 항상 진심으로 진실 되게 연기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전 지금까지 그렇게 한 것은 아주 조금인 것 같아요. 전 ‘배우의 끝’은 없다고 생각해요. 어렵지만 언젠가 제가 진실 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니까 지켜봐 주세요.”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