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연출을 맡은 강우석 감독의 부적절한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강 감독이 <한반도> 기자시사회 무대 인사에서 언급한 표현이었습니다. 당시 무대인사에서 강 감독은 <한반도>에 출연한 안성기 문성근 차인표 조재현 등에 대한 고마움을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함께 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된 표현은 바로 ‘기라성’입니다. 이는 ‘아름답고 고운 비단이나 그런 옷’을 뜻하는 ‘기라(綺羅)’에 별을 뜻하는 ‘성(星)’을 합성해 만들어진 일본식 조어(造語)로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뭇 별, 또는 위세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모양’을 비유하는 단어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일본식 조어라는 이유로 사용하지 말자는 자정 노력이 더해져 언론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직 한국 사회에 일본식 조어를 활용한 표현이 상당수 남아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반일 감정을 주제로 한 영화의 감독이 그 영화를 첫 공개하는 기자시사회에서 ‘기라성’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강 감독 역시 입에 익은 표현을 무의식중에 사용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그런 단어를 사용하려 한 것은 아닐 겁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