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재미난 이야기는 11월 괴담이 스포츠 신문에 의해 만들어진 속설이라는 주장입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스포츠 신문 1면은 주로 프로야구 관련 기사입니다. 그런데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는 11월이 되면 연예 기사가 1면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지므로 기자들이 기삿거리를 모았다 11월에 터트리는 경우가 많아 ‘11월 괴담’이 탄생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최근 11월 괴담이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최근 3~4년 동안 11월에 별다른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하질 않았기 때문이죠. 따라서 11월 괴담이 지난날의 얘기일 뿐이라는 주장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두고 스포츠 신문의 세력 약화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무가지와 인터넷 매체가 연이어 생겨나면서 스포츠 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과 때를 같이해 11월 괴담도 사라졌다는 이유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아귀가 들어맞는 것 같지만 사실 이는 하나의 음모론일 뿐입니다. 11월 괴담의 주축은 유독 11월에 사고로 인해 생명을 잃거나 크게 다친 연예인이 많고 검·경의 마약류 관련 단속에 적발된 연예인이 많다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어떤 연예인이 스포츠 신문 1면을 위해 11월을 기다려 대형 사고를 당하고, 검·경도 11월에 맞춰 연예인 관련 수사를 할 리 만무합니다. 물론 11월 괴담에 이름을 올린 뉴스 가운데 몇 가지는 실제 스포츠 신문이 묵혀뒀다 11월에 기사화한 것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제 11월 괴담은 지난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연예계에 더 이상의 괴담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소망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어떤 연예인이 무슨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식의 루머는 끊이질 않고 계속되니까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