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드라마 <연애시대>가 인기리에 방영되던 지난해 4월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그 주인공은 감초 연기의 달인 공형진과 짝을 이뤄 주연 감우성-손예진 커플을 위협할 만큼 상큼한 연기력을 선보인 신예 이하나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다시 세인들의 시선 밖으로 자리를 옮긴 이하나는 강릉을 비롯한 지방 각지를 오가며 영화 <식객> 촬영에 매진했다. 그리고 올 초 다시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이하나, 이번엔 놀라운 노래 솜씨로 ‘채리송’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이하나의 브라운관 복귀는 엉뚱한 해프닝으로 시작됐다. 지난 1월 8일 열린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 제작발표회장 도중에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뜨려 기자들을 당혹케한 것. 15분가량 흐느낀 뒤에야 겨우 감정을 추슬러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혼자서 그렇게 많은 기자들의 시선을 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제가 원래 기가 약한 편이거든요. 아마 도둑이 제 발 저렸나봐요. 아직 연기력이 부족한 제가 이렇게 큰 역할을 맡았다는 부분이 고민이었거든요. 그래서 괜히 기자들의 질문에 덜컥 겁이 났던 거 같아요.”
기가 약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이하나는 자신의 다소 소극적인 성격을 표현한 거라고 설명한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연애시대>의 ‘지호’처럼 당차고 뻔뻔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성격이라고.
이런 성향은 그가 연기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애초 가수 지망생이던 이하나는 기가 약한 탓에 무대공포증 극복을 위해 연기를 배우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해 지금은 가수가 아닌 배우로 시청자들 앞에 서게 된 것. 데뷔작 <연애시대>에선 감우성 공형진 손예진과 같은 선배들이 큰 힘이 돼 줬지만 이번 드라마에선 주연을 맡은 탓에 부담감이 컸던 모양이다.
▲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의 한 장면. | ||
이번 드라마에서 이하나는 가수 지망생 출신답게 놀라운 노래 솜씨를 선보이고 있는데 네티즌들은 그가 부른 노래를 ‘채리송’이라 명명하며 열광하고 있다. ‘채리송’이란 이하나의 극중 배역인 ‘문채리가 부른 노래’라는 의미로 ‘노킹 온 헤븐스 도어’ ‘하얀 민들레’ 등이 채리송 리스트에 올라 있다.
“네티즌들이 드라마 게시판에 올려놓은 신청곡 가운데서 채리송을 선곡하고 있어요. 이동 중에 차량에서 주로 노래 연습을 하는데 충분히 연습하지 못한 채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너무 아쉬워요.”
일등 도우미는 어머니다. 제작진이 새로운 채리송을 선곡하면 인터넷에서 가사를 검색해 알려주는 건 어머니의 몫이다. 어머니는 <연애시대> 당시부터 일등 도우미였다.
“<연애시대>에선 제가 철저하게 재미있는 캐릭터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일 밤 엄마와 오빠 앞에서 연기 연습을 했는데 확실히 웃길 때까지 계속 반복했어요. 매번 새벽에서야 엄마와 오빠를 웃기는 데 성공해 두 분까지 밤 잠 설치게 해 드린 게 너무 미안해요.”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을 통해 감초 조연에서 주연 배우로 거듭난 이하나는 곧 개봉될 영화 <식객>을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를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