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철 | ||
얼마 전 예비신랑을 공개하며 결혼을 발표한 하리수. 그녀가 트랜스젠더 연예인이란 사실은 이제 모르는 이가 없다. 덕분에 그녀에 관한 해프닝들이 많다. 몇 년 전 그녀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의 일이다. 평소 쾌활하고 인터뷰에도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리포터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그녀. 역시 그날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진행이 됐다. 그러나 너무 편했던 것도 문제. 그녀와 주고받던 농담 속에 필자는 그만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 왜 그래요~ 형!” 아뿔싸! 평소 필자와 막역한 선배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 하필이면 그 순간에 튀어나왔는지…. 순간 분위기는 시베리아 한랭전선을 형성하는 듯한 차가운 저기압이 감돌았지만 다행히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스타로 떠오른 동방신기. 동방신기 멤버들의 이름을 외우면 신세대, 못 외우면 ‘쉰세대’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로 그들의 이름은 정말 어렵다.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최강창민, 유노윤호. 지금이야 그들의 이름을 눈감고도 외우지만 몇 년 전 그들의 데뷔 무렵 첫 인터뷰를 앞두고 막막하기 그지없었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인터넷을 보며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켜봐도 도무지 외워지지 않았던 것. 결국 불완전한 기억력을 가지고 인터뷰에 들어갔고 설마했던 우려는 ‘역시’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믹키유천을 시아준수로, 최강창민을 최창민 군이라고 부르는 등 실수 연발이었다.
▲ 영웅재중 | ||
인터뷰를 하다보면 연예인의 비슷한 이미지와 이름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가 참 많다. 한 시상식 현장에서 모 방송국의 리포터는 배우 이성재에게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 기분좋게 수상을 하고 나온 이성재에게 수상 소감과 의상 콘셉트에 대해 한참동안 인터뷰를 나누던 중 다짜고짜 ‘오늘 지진희 씨 너무 멋있네요~’라고 말해버린 것. 리포터가 비슷한 이미지의 두 배우를 헷갈려했던 것이다. 이성재 입장에선 자신을 지진희로 생각하고 인터뷰를 한 리포터에게 불쾌감과 섭섭함을 느끼는 게 당연지사. 결국 더 이상의 인터뷰는 없었다.
배우 한고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그녀는 몇 년 전 한 패션쇼에서 참을 ‘인’자와 분노할 ‘로’자를 동시에 경험했다. 게스트로 참석한 한고은에게 한 방송사의 6mm담당 PD가 “한예슬 씨 인터뷰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말한 것. 성도 같고 또 같은 미국 유학파에다 슈퍼모델 출신인 한고은과 한예슬을 착각했던 것. 애써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던 한고은. 하지만 그녀는 인터뷰 내내 “한예슬 씨~”로 시작되는 질문에 참고참다 결국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부리나케 자리를 뜨며 인터뷰를 거부하고 말았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연거푸 실수를 한 PD가 얼마나 미웠을지 짐작이 간다.
▲ 한고은 | ||
연예인들도 종종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지른다.
지난 2006 전주국제영화제 때 MC 자격으로 참석한 현영. 그녀에게 필자는 오늘 참석하는 스타들 중 누구의 의상이 가장 멋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녀 왈, “김경호 씨요!”. 영화제에 록 가수가 축하공연을 왔나 하고 의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지목한 이는 다름 아닌 전주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였던 신인배우 정경호였다.
가수 이승철도 즐거운 에피소드를 안겨준 적이 있었다. 몇 년 전 그의 대형콘서트 때의 일이다.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그가 오를 무대 위에서 인터뷰를 가졌는데 필자가 건넨 첫 인사가 “역시 이승철 씨는 무대에 설 때 제일 멋있어 보여요!”였다. 곧이어 뒤따른 이승철의 대답, “저도 김생민 씨가 인터뷰할 때 제일 멋져 보여요!” 연일 계속되는 인터뷰에 지친 그의 실수였지만 섭섭함보다는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