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춘화. | ||
옛 시조의 어귀처럼 스타들을 인터뷰하는 일 역시 그러하다. 처음엔 당연히 안될 것 같아 보이던 인터뷰도 종종 가능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온갖 난관을 헤치는 악전고투 끝에 인터뷰를 따내는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었던, ‘미션 임파서블 인터뷰’들을 떠올려본다.
3년 전 필자는 감동의 화해를 나눈 두 스타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클론의 강원래와 DJ DOC. 실제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것조차 꺼릴 정도로 유명한 앙숙 관계였다. 10여 년 전 DJ DOC가 노래 가사를 통해 가요계 선배인 클론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탓에 좋지 않은 감정이 형성된 것. 때문에 두 스타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인터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
하지만 너무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두 스타를 공동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는데 그 현장은 DJ DOC의 새 앨범 안무 연습장이었다. 오랜만에 컴백을 하는 DJ DOC의 타이틀 곡 안무를 강원래가 맡았던 것이다. 화해 무드는 DJ DOC의 이하늘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강원래에게 새 앨범의 안무를 요청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해 강원래가 지난 과거를 잊고 후배의 요청을 흔쾌히 승낙하면서 현실이 됐다.
▲ 강원래(왼쪽). DJ DOC. | ||
‘반지의 제왕’이자 ‘테리우스’로 불리는 축구스타 안정환, 빼어난 외모뿐 아니라 세계적인 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를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가 인터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스포츠 전문 프로그램에서도 그를 인터뷰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미션일 정도였으니…. 그런데 안정환은 물론이고 그의 아내와 딸까지 동시에 인터뷰하는 데 성공했는데 성공의 비결은 그가 유명한 애처가라는 키워드였다.
지난해 여름의 일이다. 당시 안정환은 독일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으나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무적 선수로 지내며 상당한 마음 고생을 겪고 있었다. 이런 좋지 않은 상황까지 겹쳐 도저히 인터뷰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되는 상황에서 필자는 안정환의 아내가 딸과 함께 화보를 촬영한다는 소식, 그리고 그 자리에 안정환도 올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마이크를 들고 출동했다. 역시 안정환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카메라를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잠시 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인터뷰 자리에선 기분 좋은 얼굴의 그를 볼 수 있었다.
▲ 안정환씨와 그의 아내 이혜원. | ||
데뷔 47년을 맞는 대한민국 전통 가요의 산 증인 하춘화. 그가 신세대들의 전유물인 랩을 하고 힙합 춤을 추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2년 전 데뷔 45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가진 하춘화 인터뷰. 뭔가 다른 인터뷰를 고민한 필자는 역시나 실현되기 어려운 ‘미션 임파서블’ 질문을 한 가지 준비했다. 일곱 살의 나이에 데뷔해 2500여 곡의 전통 가요를 녹음한 그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그러나 그에겐 다소 생소한 랩을 부를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할 거라 여기며 재미삼아 ‘요즘 인기 있는 랩을 직접 부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하춘화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비롯해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등 신세대들도 소화하기 힘들다는 랩송을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불러 필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자신의 딸과 노래로 함께 호흡하기 위해 랩을 즐겨 듣는다는 하춘화는 요즘 딸과 함께 동방신기의 노래를 부르며 젊음의 열정을 다시 불태운다고 한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