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유재석, 신동엽, 강호동.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과연 디와이를 인수 합병한 팬텀의 파급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두 회사가 합병한 뒤 첫 번째 개편인 2007년 봄 개편을 기준으로 팬텀이 공중파 방송 3사 연예오락프로그램을 어느 정도나 장악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봤다.
팬텀 소속 MC는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김용만, 이혁재, 박경림, 노홍철 등이다. 특히 유재석의 경우는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 하자GO>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 등 공중파 방송 3사를 아우르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강호동 역시 얼마 전 KBS <해피선데이>의 MC로 발탁되면서 공중파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을 모두 진행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밖에 김용만 이혁재 등도 3개 이상의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MC로 맹활약 중이다. 비 팬텀 소속 MC 가운데는 MC계의 터줏대감 이경규(세도나 미디어)와 군 제대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휘재(TN엔터테인먼트) 정도가 분전하고 있다.
방송 3사 연예오락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메인 MC 분포도 비율을 조사한 결과, 디와이를 인수한 팬텀 소속 연예인이 전체 공중파 방송 연예오락프로그램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봄 개편 후 8% 더 증가한 수치다. 방송사별로는 SBS가 팬텀 소속 MC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MBC KBS 순이었다.
KBS의 경우 봄 개편 이전에는 연예오락프로그램 전체 MC의 26%(디와이 20%·팬텀 6%)가량을 차지했으나 이번 봄 개편 이후 비율이 32%로 증가했다. <쇼 파워비디오> <놀라운 아시아> <그랑프리쇼 여러분> 등이 폐지되고 퀴즈쇼 <1 대 100>, <불후의 명곡> 등이 신설되면서 비 팬텀 소속 MC의 비율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아나운서의 약진이다. KBS는 이번 봄 개편에서 아나운서를 연예오락프로그램에 대거 투입시키면서 전체 메인 MC 분포에서 아나운서가 차지하는 비율을 24%에서 32%까지 끌어올렸다. 팬텀이 다른 방송사와 달리 KBS에서만 유독 낮은 메인 MC 분포 비율을 기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디와이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 이곳은 팬텀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 | ||
봄 개편 이후 MBC 연예오락프로그램의 전체 메인 MC 가운데 팬텀 MC가 차지하는 비율은 50%가량이다. 39%이던 메인 MC 분포 비율이 봄 개편 이후 대폭 상승한 것. 김성주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팬텀으로 소속사를 옮긴 데 대해 MBC가 팬텀 소속 연예인을 대거 퇴출시킬 것이라던 예측이 빗나갔음을 알 수 있다. 이경규 이윤석 등이 소속된 세도나미디어와 정형돈 조혜련 등이 소속된 TN엔터테인먼트가 약 10%대를 기록하며 팬텀의 뒤를 쫓았지만 격차가 워낙 크다.
SBS 역시 마찬가지. 아니 대부분의 SBS의 연예오락프로그램을 팬텀 소속 MC들이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 개편을 통해 신설된 <일요일이 좋다 하자GO> <작렬! 정신통일> 등도 팬텀 소속 연예인이 메인 MC로 확정되면서 연예오락프로그램 전체 MC의 약 70%가 팬텀 소속 연예인으로 포맷이 짜인 것.
KBS 아나운서에서 디와이로 자리를 옮긴 강수정이 현재 SBS <야심만만>과 <결정! 맛대맛>에서 메인 MC로 활동 중이며 MBC 아나운서에서 팬텀으로 온 김성주도 SBS에서 방송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팬텀이 사실상 공중파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며 “인기 MC 위주의 프로그램 제작 관행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