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고맙습니다>는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주요 출연진 대다수가 싸이더스HQ 소속 연예인인 데다 드라마 제작 역시 싸이더스HQ가 맡았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싸이더스HQ의 싸이더스HQ에 의한’ 드라마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드라마였을까요.
당연히 시청자를 위한 드라마지만 다른 한편으론 장혁을 위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4년 송승헌 한재석 등과 함께 병역비리 파문에 휘말린 장혁은 거센 비난의 화살을 맞으며 군에 입대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병역 관련 사안에 대해 무척 엄격하기 때문에 전역 이후에도 연예계 복귀가 순탄치 않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장혁은 <고맙습니다>라는 훌륭한 드라마에 힘입어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전역 신고를 마쳤습니다.
물론 싸이더스HQ가 장혁의 연예계 복귀를 도울 의도로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제작한 것은 아니겠지만 여느 드라마와 차이점이 많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선 주연 배우인 장혁 공효진을 비롯해 신성록 김성은 류승수 등 주요 출연진은 물론 아역배우 서신애까지 모두 싸이더스HQ 소속 연예인입니다. 게다가 15, 16회에는 같은 소속사의 김수로까지 우정 출연했습니다.
좋은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지만 <고맙습니다>는 소속사가 제작부터 캐스팅까지 전권을 발휘하는 오늘날의 연예계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어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