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중 | ||
그런대로 수월한 인터뷰가 가능한 곳은 광고 촬영 현장이다. 광고주 입장에선 은근히 자사 제품이 홍보되길 기대하고 연예인 역시 자신의 유명세를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뤄지는 광고 촬영 현장에서의 인터뷰 뒷얘기를 정리해 본다.
대한민국 대표 잉꼬부부로 널리 알려진 이재룡 유호정 부부. 이들의 각별한 부부사랑과 자녀사랑은 광고계에서도 늘 환영받는 아이템이다. 몇 년 전 이재룡 유호정 부부를 광고 촬영현장에서 만났을 때의 일이다. 당일 콘셉트는 화목한 가족 분위기로 이들 부부와 딸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와 함께 오손도손 과자를 나눠먹는 모습의 과자 광고였다.
정식 인터뷰에 들어가서도 육아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고 두 사람은 바쁜 와중에도 두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한다며 무한한 자녀사랑을 과시했다.
그러나 전혀 다툼을 벌이지 않을 것 같은 이들 부부가 자녀문제에 관해서만큼은 눈에 불을 키고 싸운다는 얘기를 전해줬다. 싸움의 가장 큰 이유는 아이의 식습관. 큰아이가 부쩍 라면을 좋아하는데 아이가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이려는 유호정과 라면 같은 인스턴트는 절대 먹여선 안 된다는 이재룡의 충돌이 잦다는 것. 그런데 아쉽게도 아이의 ‘라면 사랑’을 둘러싼 부부 싸움 관련 이야기는 방송될 수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이재룡이 부리나케 달려와 아이의 ‘라면 사랑’ 관한 부분을 편집해 달라고 요구해온 것. 이유인즉슨 이날 둘이 촬영한 과자 광고 업체가 유명한 라면 제조회사였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 이재룡, 김향기, 유호정 | ||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한 뒤 어렵게 인터뷰가 시작이 됐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아중이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가운데 어디선가 인터뷰의 맥을 끊는 ‘컷’소리가 들려온 것. 목소리의 주인공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프로듀서가 아닌 광고업체 홍보팀 관계자였다. 필자의 ‘속옷’이라는 단어를 ‘란제리’로 정정해 달라는 내용 때문이었다. 그들의 꼼꼼한 일처리에 감복했지만 방송 녹화 도중에 과감하게 ‘컷’을 외치는 모습은 프로 정신을 뛰어 넘는 ‘오버’로 인식되었다.
▲ 차승원 | ||
필자가 개인적으로 궁금해 하는 광고계의 미스터리가 한 가지 있다. 90년대 초반 김청이 “속청으로 속 푸세요”라며 많은 사랑을 받았듯이 요즘에도 신구는 ‘신구건설’, 윤종신은 ‘종신보험광고’에 출연하며 스타 이름 활용 광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왜 ‘김흥국 아저씨’에겐 ‘흥국생명’ 광고가 안 들어오는 것일까.^^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