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만에 싱글 앨범으로 다시 돌아온 바다. 그의 파격적 헤어스타일 변신이 눈에 띈다. | ||
“하하하하.” 그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예상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곱슬곱슬한 머리가 새침한 이미지의 바다를 딴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좀처럼 소화하기 힘든 스타일을 멋들어지게 소화한 그는 자신의 머리를 ‘해피바이러스 머리’라고 명명했다.
“재미있죠? 저도 거울 보면서 매일매일 웃어요. 주변 사람들도 즐거워 보인다고 좋아하고요. 희망찬 노란색 이미지랄까. 얼마 전 같은 노란 머리인 (노)홍철이 오빠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이 사진 홈피에 올려라! 이 이미지 쭉 밀고나가야 한다’며 더 신나했어요.”
바다는 이번 싱글 콘셉트를 ‘럭빈(럭셔리빈티지)’이라고 설명했다. ‘바다, 아줌마 파마머리 파격변신’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이번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미용실 원장이 ‘럭셔리빈티지’라는 이름으로 정정을 요구했다고. 그러나 파격적인 변신 아이디어를 낸 이는 바다 본인이었다.
“이제는 과감해질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고등학교로 치자면 1학년은 학교에 적응하느라 3학년은 입시 준비하느라 바쁘잖아요. 전 지금 2학년인 셈이에요. 지금이야말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가요계에서 바다의 위치는 확고하다. 아이돌 그룹일 때부터 인정받은 가창력으로 ‘그룹 출신 솔로가수는 성공할 수 없다’는 가요계 법칙을 깬 몇 안 되는 가수이기 때문. 1집과 2집을 발매하고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3집의 성공으로 가수 바다만의 영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가수 영역에 이어 이번에는 뮤지컬에 도전한단다. 이는 연기자로서 한걸음 내딛기 위한 준비다.
“그룹 5년, 솔로 5년 가수로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연기자에 도전해도 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된 거죠. 활동하면서 출연 제의도 많이 받았는데 가요계에 정착할 때까지 꾹 참았어요.”
바다는 자신이 고급인력은 될 수 없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사업을 하거나 회사에 입사해서 일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고. S.E.S 멤버였던 유진과 슈 역시 자신과 동일하다고 했다.
“유진이와 슈가 드라마나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욕심이 아니라 재능이라 생각해요. 유진이는 이제 연기자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저도 다른 사람 자리를 욕심내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지고 있는 사소한 재능 하나도 소홀히 하지 말자고 생각한 거죠. 욕심이 많은 건가?(웃음)”
절친한 친구 박경림의 ‘인생 이력서’와 같이 10년 단위로 ‘인생 계획서’를 짜고 있다는 바다. 그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10년은 또 어떤 버라이어티한 일들로 꼭꼭 채워져 있을까.
“연기자로서 10년 투자해도 모자라지 않을까요? 일단 그거. 그리고…, 결혼 물어보시려고 하는구나. 경림이가 결혼하는 거 보고 앞으로 1년 동안 10개의 스캔들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다짐을 했죠(웃음). 그리고 경림이 조언에 따라 오픈마인드를 가지기로 했어요. 제가 연예인이기도 한 데다 남자를 사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거든요. 후보를 많이 만들어놓고 지켜봐야죠. 사심 방송? 바람직합니다. 저도 경림이처럼 방송 열심히 하며 남자를 찾아볼까 해요.”
가수로서의 목표도 물어보자 “전 평생 노래할 거예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가요계 불황으로 힘들다는 다른 가수에 비해 바다는 대중의 음악에 대한 욕구만 있으면 노래를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친다.
“이미 앨범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봐야죠. 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음악을 듣고 있잖아요. 가수라면 ‘어떡해’가 아니라 ‘어떻게’ 노래를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야하는 게 아닐까요?”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