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축구단 프랜즈의 불우이웃돕기 자선 축구 대회 모습. 탤런트 안정훈(위)이 주장을 맡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7월 28일 오전 중랑구에 위치한 한 잔디구장에서 연예인 축구단 ‘프랜즈’ 소속 연예인들이 장애우들과 손을 잡고 운동장을 누볐다. 신체가 불편한 이들을 위해 열린 이번 경기에서 연예인 축구단과 장애우들이 함께 경기를 치른 것. 이날 장애우들에게는 슛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연예인들에게는 드리블과 패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영표를 능가하는 멋진 페인팅 모션을 소화하며 수준급의 드리블 솜씨를 뽐낸 연예인들은 장애우에게 골 세리머니의 희열을 안기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프랜즈’ 단장 안정훈은 “‘프랜즈’가 연예인으로서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결성된 팀인 만큼 경기에 참석한 팀원들이 자랑스럽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축구단 ‘슈퍼스타즈’ ‘프랜즈’, 야구단 ‘한(恨)’ ‘재미삼아’ ‘조마조마’ 등 최근 연예인 스포츠팀의 활동이 활발하다. 프로선수 못지않은 실력과 탄탄한 팀워크를 선보이고 있는 이들은 자선활동까지 펼치고 있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빡빡한 스케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예인들이 언제 이런 실력과 결속력을 다졌을까.
“한마디로 스포츠에 미쳤다고 보면 된다.” 연예인야구단 ‘재미삼아’에 소속된 박승화는 연예인 스포츠팀의 연예인들을 ‘스포츠광’이라고 표현했다. 연예인들이 연예활동만큼 스포츠 활동에 열정을 쏟아 붓는다는 것. 그는 “뜻이 맞는 이들끼리 모여 만든 일종의 친목회가 리그를 치르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연예인 스포츠팀은 매주 1회 이상 훈련 및 경기를 치르고 있다. 팀 소속 연예인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팀 활동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 정준하가 <무한도전> 촬영장에서 <거침없이 하이킥> 촬영장으로 급히 이동하던 중 잠시 틈을 내 소속팀 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다. 정준하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이휘재는 야구 시합이 있는 일요일에는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현 소속사와 계약한 상태다. 다른 연예인들 역시 일요일에 촬영 일정이 잡히면 매니저와 싸우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이휘재는 “다른 날에는 연예인으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야구 시합이 있는 날만은 예외”라며 야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고 박승화도 “어릴 때부터 야구 경기 보는 걸 좋아했는데 연예인 야구단에서 프로선수와 똑같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예인 축구단 ‘프랜즈’ 소속 배도환은 “연예인들이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활동이 스포츠이기 때문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 같다”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연예계에서 이러한 팀 활동이 친목을 도모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까닭에서일까. 경기장에서 만난 연예인 선수들은 각자 속한 팀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컸다. 소속 팀 연예인이 다른 팀에서 경기하는 모습이 발견되면 가혹한 처분이 내려질 정도. 일례로 지난해 열린 연예인 자선축구 경기에서 ‘FC뷰렛’의 단장 탁재훈이 ‘슈퍼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나섰다가 ‘뷰렛’ 팀원들의 원성을 산 일이 있었다. ‘슈퍼스타즈’ 이름으로 경기를 뛴 탁재훈의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보도됐기 때문. 당시 탁재훈 매니저는 “탁재훈 씨가 ‘슈퍼스타즈’ 소속처럼 기사가 나가 팀 멤버들에게 빈축을 샀다”고 털어놓았다. 비록 친분으로 모인 팀이지만 프로팀 못지않은 엄격함을 엿볼 수 있었다. 연예인 야구단 ‘알바트로스’의 주장 배동성도 “연습경기나 자선경기가 열릴 때 선수가 모자라면 다른 팀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지만 만약 양다리를 걸치면 제명”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이벌간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MBC ESPN이 연예인 스포츠팀 리그를 개막하면서부터는 순위 싸움도 치열해졌다. 연예인축구단의 라이벌은 ‘프랜즈’와 ‘슈퍼스타즈’. 다른 팀과 달리 순수 연예인으로만 구성돼 있는 두 팀은 스코어 대결만큼 자존심 대결이 볼거리다. 연예인야구단의 양대 산맥은 ‘조마조마’팀과 ‘한’팀이다. 두 팀은 현재 성적이 7승 1패로 동률을 기록하고 있어 매 경기마다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이휘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