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예가중계> 게시판에 최근 약혼을 발표한 A 아나운서에 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서른 한 살의 음반 제작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A 아나운서의 약혼자와 사랑하는 사이이며 아나운서와의 결혼은 정략결혼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인 A 아나운서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는데요. 기자로부터 그 내용을 전해 들은 A 아나운서는 “처음 듣는 얘기이고 참으로 어이없다”는 말로 심경을 표했습니다. “약혼자와 연애결혼을 한다고 이미 밝혔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이더군요. 얼마 후 다시 확인한 게시판에는 그 글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작은 해프닝으로 일이 마무리된 것이죠.
그러나 “공인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지만 인륜지대사를 앞두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떠들어 대는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그 아나운서의 말이 마음에 아로새겨졌습니다. 이번 해프닝이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상처를 남긴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섭니다. 얼마 전 만난 김주하 앵커도 결혼을 앞두고 남편에 대해 나돈 루머에 대해서 “나는 연예인도 아니고 단지 알려져 있을 뿐인데 왜 나한테 그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대중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건 쉽습니다. 그러나 연예인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는 대중 앞에 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최근 축구팬들과의 충돌로 입방아에 오른 안정환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다’라고. 연예인 또한 공인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사실이 새삼 크게 다가옵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