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관객들을 만난다. 파격적인 내용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이미연은 베드신까지 불사하며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데뷔 이래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톱스타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이미연을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 기자시사회 현장에서 만났다.
@1년 3개월 걸린 힘겨운 개봉
먼저 눈물을 보인 이는 이태란이었다. 그럴 만한 이유를 기자들도 대부분 아는 터라 분위기는 다소 숙연해졌다. 데뷔 초기부터 영화 출연에 대한 은근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던 이태란이 데뷔 10년 만에 비로소 <어깨너머의 연인>으로 스크린 데뷔식을 치른 것. 그냥 개봉도 아니다. 사실 <어깨너머의 연인>은 지난해 4월 16일 촬영을 시작해 넉 달 만인 8월 4일 크랭크업했다. 당시 개봉 예정 시점은 2006년 하반기였지만 계속 개봉이 미뤄져 무려 1년 3개월여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1년 3개월을 기다린 이태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미연 역시 울먹거렸다. 지난 2005년 영화 <태풍>에 출연하긴 했지만 분량이 적었고 실질적으로는 2002년 <중독> 이후 다시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5년여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데뷔 이래 20여 년 동안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온 이미연 입장에서 자신이 주연한 영화가 1년 3개월이나 기다려 어렵게 개봉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을지도 모른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는 게 배우 한 명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절감했어요.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의 연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청순가련형 여성스타 계보를 이어온 이미연은 그동안 가슴 아픈 사랑에 힘겨워하는 여인 역할을 많이 맡아왔던 게 사실이다.
“변호사와 사랑에 빠진 사형수, 시동생과 사랑에 빠진 형수 등 그동안 너무 극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게 사실이에요. 이번 영화는 이전과 달리 현실적인 내용이라 반했어요. 남성 관객들에겐 그냥 여자들끼리 수다 떠는 영화로 보일지 몰라도 저는 그게 매우 현실적이라 생각했거든요.”
@당신은 사랑을 믿나요?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은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다. 연애, 결혼, 섹스, 혼전임신 등의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나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역시 사랑이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의 이미연(오른쪽)과 이태란. | ||
무명 배우 김승우와 결혼해 그를 톱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결국 이혼을 한 이미연은 지난해 첼리스트 김 아무개 씨와 결혼설에 휘말렸다가 이내 헤어지고 말았다. 영화 속에서 이미연의 고민이 사랑이었다면 이태란의 고민은 결혼이었다. 현실에선 이미연 역시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영화 속에서 자신이 불륜에 휘말렸던 데 대해 이미연은 “정상적인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라고 얘기했지만 정작 결혼에 대해선 “서두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결혼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과 함께.
@파격(?), 파격(!)적인 베드신
어느 포털사이트 검색어 창에 ‘이미연’이란 단어를 치니 ‘베드신’ ‘노출’ 등의 단어가 따라붙었다. 그만큼 요즘 네티즌이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연의 베드신과 노출 수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긴 지난 2002년 영화 <중독> 촬영 당시 이미연은 노출이 가미된 베드신을 거부해 대역 배우가 대신 출연한 바 있다. 워낙 노출을 기피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었지만 대역까지 동원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불거졌고 예상외로 베드신도 예쁘지 않게 나오자 이미연은 가슴 등 주요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베드신을 재촬영한 바 있다. 그렇게 이미연 최초의 베드신이 완성됐지만 노출 수위는 극히 낮았다.
원작 소설을 읽은 이라면 느끼겠지만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은 상당한 노출이 불가피한 영화다. 특히 이미연이 맡은 역할은 더욱 그렇다. 이처럼 노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이미연은 “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는 말로 베드신에 임한 자신의 자세를 밝혔다.
물론 노출 수위는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지금껏 그가 단 한 번도 노출 연기를 시도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파격’이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은 수준은 된다. 첫 장면부터 전라의 뒷모습이 나오는가 하면 속옷 차림으로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들어있기 때문. 톱스타라고 세월의 흔적을 피해갈 순 없지만 데뷔 이래 20여 년 만에 공개된 그의 파격 베드신에 담긴 빼어난 몸매만큼은 세월이 비켜갔나 보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