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윤정은 10년 20년 후에도 무대에 설 거라고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목소리가 어떻게 변할지도 기대된다고.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장윤정과의 인터뷰는 언제나 유쾌하다. 꾸밈없이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장윤정은 신인 시절이나 톱스타가 된 지금이나 늘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인터뷰에 응한다. 그만큼 인터뷰 분위기는 유쾌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쾌 발랄한 리포터’ 김태진과의 만남이라 분위기는 더욱 흥겨운 듯했다. 최근 베스트앨범을 발표하며 신곡 <첫사랑>으로 돌아온 장윤정을 지난 15일 동갑내기 리포터인 김태진이 만나 맛깔스러운 인터뷰를 가졌다.
김태진(김): 베스트 앨범 발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이 몇 번째 앨범이죠?
장윤정(장): 다섯 번째 앨범이에요.
김: 윤정 씨가 신인 시절 리포터로 배인순 씨 기자회견에 왔던 모습이 기억나요. 그때 배인순 씨 앞에서 노래도 불렀죠. 예쁜 사람이 노래도 잘해 정체가 궁금했는데 금세 ‘어머나’가 터지더라고요. 그리고 3년이 지났는데 벌써 앨범을 다섯 개나 발표하셨네요.
장: 아~! 그때 기억나요. 신인 땐 얼굴을 알리려고 리포터는 물론 재연배우도 했거든요.
김: 그런데 베스트앨범은 조금 빠른 듯해요.
장: 그렇죠. 보통 10년 이상 활동하신 분들이 내는 앨범이니까. 성인가요는 메들리 테이프라고 해서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파는 불법 앨범들이 참 많아요. 정규앨범이 아닌 불법 메들리 테이프가 많이 팔리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다섯 개의 앨범에 분산돼 있는 히트곡을 하나의 앨범으로 모아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많아 베스트앨범을 만들게 됐어요.
김: 그동안 세미 트로트를 주로 불렀는데 이번 앨범에 실린 신곡 ‘첫사랑’은 슬로 템포로 정통 트로트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장: ‘어머나’부터 ‘어부바’까지 너무 발랄하기만 했던 거 같아요. 성인가요 가수는 오랜 기간 활동해야 하는 만큼 변화를 줘야하는 시점이라 생각해요. 지금 나이가 그리 어린 나이도 아니고.
김: 왜요? 스물여덟이면 어린 나이지. 나도 스물여덟인데….
장: 정말 동갑이에요? 우와 그런데 되게 어른스러워요.
김: 아니, 나이 들어 보인다는 얘긴가요?
장: 그게 아니라 말씀하시는 게 너무 정리정돈이 잘 돼 있어서.
김: 동갑인데 누군 이렇게 떴는데 난 아직도 흑흑^^. 지난 추석 때 SBS <2007 장윤정쇼>를 보면서 너무 부러웠어요. 나훈아 선생님 정도 레벨이 돼야 명절에 그런 단독 콘서트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장: 방송을 녹화할 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그냥 오늘은 좀 긴 행사를 하는 거려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TV로 방송을 볼 땐 달랐어요. 특히 타이틀이 나오고 방송 시작까지 CF가 이어지는 동안 화면에 ‘장윤정 쇼’라고 써있는 걸 보니까 너무 떨리더라고요.
김: 가요계에 돈키호테처럼 나타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톱스타가 된 건 분명하잖아요. 윤정 씨 이후에 신세대 트로트 가수 후배들이 여럿 등장했어요. 이런 성인 가요계의 변화를 바라보면 뿌듯할 거 같은데.
장: 부담이 점점 커지는 거 같아요. 선배님들이 너 때문에 이렇게 신세대 후배들이 계속 나온다는 얘길 많이 하시거든요. 잘되면 본인들이 잘한 거고 못하면 제가 물을 흐려놓은 게 되는 분위기예요.
김: 그만큼 신세대 트로트 가수 후배들이 윤정 씨를 믿고 따를 거 같아요.
장: 그분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거 같아요. 매스컴에 실리는 기사를 보면 하나같이 장윤정 긴장하래요. 열이면 열 모두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김: 얼마 전에 소녀시대와 함께 ‘어머나’를 불렀는데 항간에 장윤정이 아이돌 그룹 후배들을 너무 예뻐한다는 소문이 있어요. 특히 남자 후배들을.
장: 그런 소문이 있어요? 정말 너무 예뻐 죽겠어요. 차에서 TV 보면서도 ‘너무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해요. 아, 이런 게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 건가.
김: 그러면 아이돌 그룹 후배들과 신세대 트로트 가수 후배들 가운데 누가 더 예뻐요?
장: 음~ 예쁘긴 아이돌 그룹 후배들이 더 예쁘죠(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마음이 가는 건 신세대 트로트 가수 후배들이에요.
▲ 스물여덟 동갑내기인 장윤정과 김태진 리포터가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 | ||
장: 영화 볼 시간 있으면 행사 뛰어야죠. 두 시간이면 행사가 두 건인데. 반드시 한 명을 고르라면, 음~ 이왕 보는 거 양쪽에 한 명씩 앉혀서 같이 보죠 뭐.
김: 요즘 한류열풍이 거센데 해외진출 계획은 없나요?
장: 요즘 들어 부쩍 일본 무대 진출에 대해 생각이 많아요. 일본도 엔카는 나이 든 가수들만 한대요. 몇 년 전 일본 NHK에 출연해 ‘어머나’를 불렀는데 일본 관계자들이 저를 굉장히 이상한 시선으로 보더라고요. 왜 젊은 나이에 트로트를 부르냐며. 일본 엔카 시장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렇다고 대대적인 프로젝트는 아니고 작은 공연부터 시작해 일본 가요계로 천천히 스며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