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이런 데서 일하고 2차까지 나간다고 해도 이건 아닙니다. 게다가 몰카 제목에 업소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 놨더군요. 너무 악의적입니다. 행여 가족이나 지인들이 그 몰카를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친구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소재의 한 룸살롱 업주의 하소연이다. 은밀히 불법적으로 2차까지 주선해주는 이 업소에서 일하는 한 접대여성은 최근 자신이 나오는 몰카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수개월 전의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날 룸에 들어가 술 접대를 했으며 2차까지 갔는데 바로 그 2차 과정에서 남성 손님이 몰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뒤 동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한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울고불고 격분하는 접대여성을 겨우 진정시킨 업주는 나름대로 문제의 손님이 누군지 알아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신용카드 기록 등을 바탕으로 문제의 손님을 찾아내 확실하게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미 수개월 전에 벌어진 일이라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단골손님도 아닌 터라 더욱 누군지 확인이 쉽지 않았다고. 경찰 신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룸살롱에서 2차를 나간 것이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온라인에 유포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얼굴은 하나도 안 나오게 편집까지 해놨더군요. 아예 그런 몰카를 찍으려고 룸살롱에 온 거 같은데 우리 입장에선 그런 손님을 가려낼 방법이 없습니다. 이번 일이 있고 난 뒤 알아보니 비슷한 일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노래방 도우미를 불러서 그런 걸 찍는 놈도 있고 오피스텔 성매매에서도 그런 일이 있고 조건녀라 불리는 여성을 모텔 등에서 만나 몰래 그런 걸 찍어서 유포하는 놈들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정말 큰일입니다.”
룸살롱 업주의 설명처럼 이와 비슷한 종류의 몰카가 온라인에 넘쳐난다. 실제로 한 웹하드 사이트에서 ‘조건녀’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100여 개의 몰카 동영상이 뜰 정도다. 특히 ‘조건녀’라 불리는 윤락 여성의 몰카 동영상이 많은데 그들은 남성 고객이 정한 장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해 남성들이 자기가 구조를 잘 아는 모텔에서 만나도록 한 뒤 스마트폰 등을 숨겨 놓고 몰카를 찍는 것이다. 노래방 도우미나 룸살롱 접대여성과의 2차를 촬영한 몰카라는 파일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 들어 이런 성매매 현장을 몰래 촬영한 몰카가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몰래 그런 동영상을 촬영하는 게 쉬워졌고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는 편집 프로그램도 많아지면서 자신의 얼굴은 편집해 버릴 수 있게 된 남성들이 재미 삼아 그런 몰카를 찍은 뒤 온라인에 유포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몰카는 실제 연인이나 부부의 성관계 영상이 주류를 이뤘는데 요즘 들어 이런 윤락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담은 몰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몰카이기 때문에 조명이 어둡고 근접 촬영은 없어서 여성의 얼굴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 동영상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다행이죠.”
성인 콘텐츠 전문가가 분석한 요즘 성매매 몰카에 대한 설명이다. 여성의 얼굴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몰카도 있는데 대부분 불을 켜고 성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그런 성매매 현장에선 윤락 여성의 요구로 불을 끄고 성관계가 진행된다. 그렇지만 남성 손님이 강하게 원할 경우 불을 켜고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아무래도 몰카를 찍기 위해 일부러 불을 켜고 성관계를 하려는 남성 손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성인 콘텐츠 전문가는 “절대 불을 켜고 성매매를 하면 안 될 것 같다. 불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몰카에선 대부분 얼굴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충고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안타까운 부분은 이런 몰카가 해당 여성들에겐 엄청난 사생활 침해임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혐의로 사법처벌을 받을 수 있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초 ‘○○동 주점녀 2차’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돌아다니던 몰카의 주인공인 접대여성이 이로 인해 해당 업소를 그만뒀다고 한다. 해당 동영상에 대화 내용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이를 보면 대략 어느 업소인지까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해당 접대여성과 룸살롱 측에선 문제의 몰카로 인해 경찰 단속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까지 걱정해야 했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피해 여성의 입장인 윤락 여성들은 경찰 신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