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캐릭터를 위해 예쁘게 보이는 걸 포기했다는 김민정. 그래도 ‘그녀는 예뻤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거 솔직해도 되죠? 사실 대본을 처음 봤을 땐 혜석이가 이해 안됐어요(웃음). 아무리 의사라지만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가울 수 있을까. 혜석이는 자기 앞에서 구토를 하면서 괴로워하는 환자를 보면서 접수부터 하고 오라고 냉정하게 뿌리치거든요.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럼에도 김민정은 남혜석을 선택했다. 이유를 묻자 원칙보다 생명을 소중히 하는 열혈의사 은성(지성 분)을 만나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는 혜석의 모습에 강하게 끌렸기 때문이란다.
“은성이보다는 혜석이가 현실적인 의사가 아닌가 싶어요. 우리도 병원에 가보면 느끼지만 따뜻한 의사보다 딱딱한 의사들이 더 많잖아요. 환자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이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는데 혜석이로 지내다보니까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또 겉으로는 냉정해 보여도 마음속에는 은성이와 같은 열정이 숨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의사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일까. 김민정은 이번 드라마에서는 예쁘게 보이는 걸 포기했다고도 한다. 예전 화려한 모습을 뒤로 하고 노메이크업에 부스스한 머리를 질끈 묶었다. 이는 바쁜 의사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기 때문.
이뿐만이 아니다. 김민정은 레지던트 역을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실제 삼성의료원에서 기본적인 응급처치법을 몸에 익혔다. 흉부외과의답게 방석과 바늘로 봉합술을 매일 연습했고, 실제 심장 수술을 참관하기까지 했다.
“어제 새벽 3시까지 촬영을 했는데, 세트장에서 급하게 밥 먹은 게 잘못됐나 봐요. 새벽 4시부터 다음날 12시까지 구토가 났는데 얼굴이 엉망이죠? 잠도 한숨 못 잤어요. 병원이요? 가야죠. 스케줄 끝나면(웃음).”
환자를 돌보느라 눈곱도 끼고 머리도 안감은 의사 모습이 리얼리티라며 그런 모습까지 보여주고 싶다는 김민정. 연기에 대한 그의 욕심은 끝이 없는 듯하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