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를 하는 건 처음인데 사랑하는 제 여자친구 나경은 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지난 2007년 12월 29일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 밝힌 유재석의 수상소감 한마디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년간 끊임없이 나돌던 ‘설’에 대해 함구하고 나 아나운서에 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유재석이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그 이름을 거론했기 때문. 유재석의 공식 발언으로 연예계 공식 커플이 결혼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유재석은 또한 지난 연말 <제8회 대한민국 영상대전>에서 포토제닉상을 수상한 후 “내년(2008년)에는 국수 먹게 해줄 거죠?”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면서 결혼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지난 7월에는 나 아나운서가 박혜화 MBC PD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바 있어 연예계 일각에서는 이 커플의 결혼 시기와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유재석-나경은 커플의 결혼이 임박한 걸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광주에 있는 나 아나운서의 부모를 찾았다. 광주에서 이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나 아나운서의 부모는 딸의 결혼 얘기를 꺼내자 언급을 꺼려했다. 결혼은 본인들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게 부모 생각이기 때문. 나 아나운서 어머니는 “결정되면 본인들이 얘기해야 하는 부분이라 할 말이 없다”며 대답을 회피하고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떠돌고 있는 결혼설에 대해 일축했다. 결혼 임박설에 대해서도 “상견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른 얘기”라며 부인했다.
유재석-나경은 커플은 교제 사실을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가 집안이 상견례를 했다’는 소문과 함께 결혼설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유재석 측과 나경은 측 모두 이를 부정했으나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만큼 연예계 일각에서는 이를 정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나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상견례에 대한 질문에 “보이는 그대로다”라며 “(양쪽 집안에서) 결혼 얘기는 아직 오고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재석-나경은 아나운서의 결혼임박설은 유재석 어머니도 부인했다. 서울 압구정동 집 부근에서 만난 유재석 어머니는 결혼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유재석은 현재 얼굴도 보기 힘들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 상견례는 물론이고 결혼에 대해서 얘기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 유재석 어머니는 “(결혼은) 둘이 알아서 하는 문제고 난 잘 모른다”며 기자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 아나운서 어머니는 한때 불거졌던 두 사람의 결별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2007년 내 웨딩마치를 울릴 것 같던 두 사람의 결혼이 미뤄지면서 집안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동안 말이 많았지만 조심스럽게 사귀고 있으니까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유재석과 나 아나운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나 아나운서 어머니의 설명.
나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올해 안에 결혼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말을 했다. 결혼을 언제 하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유)재석이가 시상식에서 얘기하지 않았냐. 2008년도에는 아마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수상 소감 발표 이후 떠돌았던 연내 결혼설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어머니도 “상견례를 하고 나면 기자회견을 통해 (결혼 소식을) 전할 것”이라며 조만간 상견례를 가질 예정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딸 가진 부모로서 나이 많은 예비 사위가 마음에 꼭 들 리 만무하다. 유재석(37)과 나경은 아나운서(28)는 무려 9살 차이를 극복한 커플. 이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자 한때 나이차 때문에 집안에서 교제를 반대한다는 얘기가 떠돌기도 했다. 나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물론 나이차가 있지만 요즘은 서로 좋으면 상관없지 않느냐”며 “두 사람이 사랑만 한다면 부모로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초반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했다고 알려진 나 아나운서의 부모가 이만큼 유재석에게 마음을 열게 된 건 ‘국민 MC’답게 예비 장인장모에게도 후한 점수를 얻었기 때문. 실제 나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유재석을 ‘재석이’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지난 1월 1일에는 직접 서울로 올라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예비 사위를 살뜰히 챙기고 있었다. 나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신정에는 애들이 쉬니까 연휴를 함께 하고 싶어서 (서울에) 갔다 왔다”며 “(유)재석이가 연말에도 새벽까지 녹화하더라. 전혀 시간을 내지 못 하니까 우리가 가는 게 맞다”라고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 아나운서의 어머니도 예비 사위에 대해 “예쁘고 착하다”고 칭찬했다. 쑥스러운 듯 대답을 회피하던 어머니는 “국민들이 예뻐하는 사람이지 않느냐”며 사위에 대한 만족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아버지 역시 “최고의 MC고 인기도 많고 대단하잖아요. 내가 (유)재석이를 존경한다니까”라고 거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유재석 어머니는 예비 며느리 얘기를 꺼내자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는데 연예계에서는 나 아나운서에 대한 예비 시어머니의 사랑이 남다르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달라는 게 양측 부모의 동일한 입장이었다. 나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우리 애들에게 관심 가져주고 예뻐하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결혼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판단을 기다려 달라”며 “결혼이 결정되면 기자회견을 열 테니 그때 축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