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소매치기 기술은 남대문 경찰서 강력 3반 오연수 반장의 특별과외가 큰 힘이 됐다. ‘필’(소매치기용 면도날)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 나홀로 연습에도 매진했는데 정작 어려움은 찢겨질 가방에 있었다.
“실제 소매치기들이야 아무 거리낌 없이 필로 가방을 찢겠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선 새 가방을 찢는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수많은 가방을 찢고 소매치기 캐릭터에 빠져든 뒤에야 수월하게 필을 가방에 가져가게 됐죠.”
영화 속에서 타투를 해주는 장면이 많지 않아 타투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울 필요는 없었지만 본인의 몸에 타투를 그리는 작업이 더 고된 과정이었다. 영화에 손예진의 등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부분에 새겨진 천수관음상 문신이 등장하는데 장장 6시간의 작업 시간이 걸렸다. 영화에선 단 한 장면만 나와 촬영은 쉽게 끝났다고 한다. 문신이 너무 예술적이라 촬영 후 그냥 지워버리기엔 아쉬움도 많았을 것 같지만 손예진은 촬영이 끝나자마자 금세 문신을 지워버렸다고.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