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참신한 플랫폼은 예능 프로그램의 언어를 바꿔버렸다. 방송에서는 심의 등을 감안해 쓰면 안 되는 표현과 쓰기를 권장하는 표현 등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방송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구분해야 하는 한계가 분명한 것. 반면 웹에선 그런 방송 본연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1~5회에서 강호동의 캐릭터는 기존 방송 언어에 최적화된 예능인이며 이승기는 그 반대인 웹 적응이 가장 잘된 예능인 캐릭터다. 웹이라는 기반에서 이승기가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동안 아직 방송언어에 더 익숙한 강호동은 계속 놀라는 반응을 보여준다. 아마 대다수의 시청자, 아니 웹 유저들도 강호동처럼 새로운 플랫폼의 방송에 다소 놀라면서 <신 서유기>를 접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각종 브랜드 언급이다. 지상파 방송에선 상품 브랜드 명칭을 직접 밝히는 것이 터부시되지만 웹 예능인 <신 서유기>에선 아예 멤버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치킨 브랜드를 연이어 말하는 게임까지 등장한다. 방송에서 불가능한 부분을 가지고 아예 게임을 만들어 웹에선 뭐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웹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해 방송 언어의 틀을 벗어났다는 부분은 매우 참신하지만 사실 프로그램 자체만 놓고 보면 참신함이 다소 미흡하다. 기본적인 틀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그리고 나영석 PD가 과거 함께했던 ‘1박 2일’과 유사하다. 멤버들 사이의 케미스트리는 물론이고 여행을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는 부분도 비슷한 것.
또한 초반부만 놓고 보면 SBS <런닝맨>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많다. 멤버들이 게임을 해서 런닝볼을 얻거나 벌칙을 받는 설정이 거의 그대로다. 드래곤볼로 볼의 이름만 바뀐 것처럼 보일 정도다.
<런닝맨>은 이미 중국에서도 엄청나게 성공한 한류 프로그램이다. 이로 인해 <신 서유기> 역시 중국 시장 진출을 감안해 <런닝맨>과 유사한 포맷을 도입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존재한다. 게다가 촬영 현장도 중국 현지다.
지나친 네이버 메신저 라인 홍보에 대해서도 지적의 소리가 높다. <신 서유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 TV캐스트를 통해 방송되는 만큼 외부 PPL은 아니다. 그렇지만 평소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전혀 사용하지 않던 강호동이 네이버 라인에 가입해서 채팅방을 만들어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모티콘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 4회는 예능 콘텐츠라기보단 네이버 라인 광고에 가까워 보인다. ‘레이스 전에 봐 두면 좋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4회는 분량이 3분 31초로 비교적 짧은데 이 가운데 중간 부분 2분 10여 초가 네이버 메신저 라인 관련 내용이다. 이로 인해 일부 네티즌들은 ‘결국 레이스 전에 봐 두면 좋은 이야기가 네이버 라인 사용법이냐?’고 지적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요즘 인기 드라마마다 네이버 메신저 라인과 다음카카오 메신저 카카오톡의 PPL 열풍이 거세다. 심지어 요즘 드라마는 ‘라인 드라마’와 ‘카카오톡 드라마’로 구분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특히 네이버 라인은 지난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으로 이른바 대박이 터뜨린 바 있다. 이런 흐름이 웹 예능까지 확산된 것인데 방송이 아닌 웹 기반이라는 플랫폼의 참신함은 광고로 봐도 무방한 수준의 예능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게다가 <신 서유기>의 새로운 시즌 제작 과정에서 엄청난 PPL 유치를 유발하는 효과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