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최고참 정일미와 함께 미LPGA 투어를 누비고 있는 송영군 매니저에 따르면 한국선수들의 50% 정도는 ‘남친’이 있다고 한다. 남친이 있는 경우에는 남친이 누구인지 공개된 경우가 있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진 선수도 있다. 전자는 박세리가 해당되고 ‘세계의 슈퍼루키’ 신지애는 후자에 속한다.
미LPGA 코리안 시스터스의 남친은 사는 곳에 따라 ‘한국파’와 ‘교포파’로 갈린다. 그 비중은 9 대 1 정도로 ‘한국의 남친’이 압도적으로 많다. 박세리 남친은 교포이고, 신지애의 경우는 한국에 있다.
또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는 해당선수가 미국에 진출하기 전부터 사귄 유형과 미국 진출 후 잠깐씩 한국에 들르다가 만난 경우가 있다. 예컨대 지난해 말 숱한 화제 속에 결혼을 하고, 최근 임신 사실까지 알려진 김미현(남편 이원희)은 한국에 오가며 사랑을 키운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 진출 1~2년 미만의 선수들은 대부분 이미 한국에서 있을 때 사귀었던 남친들이다.
연애는 힘들다. 워낙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까닭에 전화나 문자로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국 여자골퍼들 사이에서는 한글문자가 되는 미국휴대폰과 인터넷전화가 큰 인기다.
‘out of sight, out of mind’(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고 한국선수들은 미국 진출 후 남친과 헤어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골프채를 휘두르며 상처를 달래지만 간혹 심한 속앓이를 하는 선수도 있다.
남친이 있는 LPGA 코리안 낭자는 이를 숨기는 경우와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LPGA 코리안 패밀리 내에서는 이런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조심한다. 송영군 매니저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서로 알아도 대외적으로는 모르는 척해주는 불문율이 있다. 말 한마디가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