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급 공무원>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인 김하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만큼 그가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번 영화 <7급 공무원> 반응이 정말 뜨거워요. 또 한 번의 이미지 변신인데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책(시나리오)은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어 망설였어요. 그런데 이런 액션 장면은 어떻게 찍을까 궁금증이 발동하더라고요. 신태라 감독님을 직접 만나 보니 준비가 많이 돼있었어요. 제트스키 액션 장면 같은 경우 이미 컴퓨터 그래픽으로 앵글 각도는 물론 제가 연기할 동선까지 다 맞춰 놓았더라고요. 준비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예요. 처음 책을 보고 매니저한테 ‘내가 이걸 하면 아마 죽을지도 몰라’라고 했는데 정말 죽을 만큼 힘들게 촬영했어요.
―멜로 연기에서 코미디로, 그리고 이번엔 액션연기네요. 변신이란 게 늘 그렇지만 부담이 상당했을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 선보인 액션 연기는 기존 한국영화 속 여배우의 액션하곤 전혀 달라요. 그래서 비교할 대상도 전혀 없는 새로운 한국영화, 새로운 연기 시도였죠.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하는 만큼 내가 최선을 다하면 박수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외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앤절리나 졸리와 비교하는 분들이 많은가 봐요.
▲저야 좋죠(웃음). 워낙 멋있고 액션 연기도 매력적인 할리우드 여배우하고 비교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죠.
―본래 운동을 좋아했나요? 학창시절엔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다는 얘길 들었는데.
▲선배들이랑 농구 내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조금 늦으면 자리가 없어 농구를 못하니 2교시 끝나고 점심 먹고 점심시간 시작과 동시에 운동장으로 내달리곤 했죠. 교복 입고 그 안에 체육복을 입은 채 농구를 했는데 그땐 그게 유행이었어요. 어차피 안에 체육복을 입었으니 치마를 벗으면 될 텐데 그땐 왜 그랬는지 몰라. 딱히 포지션도 없이 무조건 공을 뺏어서 농구 골대에 집어넣었던 것 같아요. 떡볶이 내기라 얼마나 치열했는지 몰라요.
―웨딩드레스 입고 제트스키를 타고 벌이는 액션 연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예전에도 웨딩드레스는 몇 번 입어봤죠?
▲그럼요. 작품 속에선 이미 몇 번 결혼을 해본 터라 웨딩드레스는 많이 입어봤죠. 다만 이번처럼 미니스커트 웨딩드레스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더 섹시한 매력이 발산된 것 같은데 실제 촬영할 땐 고생 많았을 것 같아요.
▲정말 무서웠어요. 특히 제트스키에서 뛰어 올라 공중에서 한 바퀴 도는 장면을 찍을 땐 죽는 줄 알았어요. 제트스키를 타고 가다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제가 하늘로 솟아 올라가야 했거든요. 너무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사실 전 놀이기구도 못 타는 사람인데 놀이기구하곤 비교도 안 될 정도였죠. 그런데다 밑에 스태프 다 있는 상황에서 미니스커트가 너무 짧아 더 공포스러웠어요(웃음).
▲그렇죠 뭐. 다들 물어보시는데 답도 늘 똑같아요. 자꾸 물어본다고 아닌데 사귄다고 말할 순 없잖아요. 그냥 물어보지 마세요(웃음). 지겹습니다.^^
―데뷔한 지 12년이 지났는데 열애설은커녕 별다른 사건사고에 휘말린 경험이 없는 것 같아요. 그 비결이 뭔가요.
▲그만큼 제가 외로웠다는 얘기 아닐까요(웃음)? 글쎄요, 그동안 연애를 안 한 건 아니지만 전 사생활이 노출돼서 시선 받는 게 부담스러워요. 편하게 친구들 만날 때도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카메라 앞이 아니라면 다른 이들이 절 알아보는 게 싫어요. 밥 먹는데 누가 절 계속 보는 게 의식되면 너무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외출할 땐 늘 모자를 쓰는 등 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평소엔 주로 뭘 하고 지내요? 뭐 특별한 취미라도 있나요?
▲사실 저 되게 바빠요. 예전엔 집에서 영화나 책 보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엔 집에서 잠잘 시간밖에 없을 정도예요. 촬영 끝나고 저녁 무렵 집에 가는데 집이 좀 멀어 도착하면 밤이에요. 운동하는 거 좋아해서 집에 왔다 다시 운동하러 가는데 그러면 밤 9시가 넘어요. 여배우니까 피부 관리도 해야 하고 꾸준히 운동도 해야 하지, 또 친구들도 가끔 봐야 하잖아요.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그러다 보면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요. 또 여행을 좋아해서 촬영 중간 중간 여행 가면 정말 다른 거 할 시간이 전혀 없어요.
―그래도 이젠 결혼을 조금씩 생각해야 할 나이인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너무 늦지 않게 결혼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늦어도 서른다섯은 넘기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뭐 결혼이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신랑감부터 만나야죠(웃음).
―결혼에 대한 계획은 늦어도 서른다섯, 그렇다면 배우로서의 계획 또는 목표도 궁금해요.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지내서 그런지 과거를 되돌아 봐도 후회는 많지 않아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매력적이고 연륜도 쌓이고 자신감 있는 정말 멋진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결혼하고도 계속 연기를 할 거냐는 질문도 종종 받는데 사람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그만둔다 어쩐다 등의 구체적인 얘긴 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저는 항상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려고 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면 가정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할 것 같아요. 아마, 그럴 것 같아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