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세력 분포 변화의 특징은 중도적 입장에 있던 인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 세력분포는 크게 ‘친노’ ‘반노’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도적 입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인사들의 경우 상당수가 ‘대안부재에 따른 노무현 대세론’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점도 또다른 특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20여 명이 넘는 의원급 인사들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특보단이 구성되고, 문희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선기획단이 발족, 기획위원과 기획단 산하 6개 기획실의 조직 구성이 이뤄지면서 ‘중도파’ 가운데 노무현 체제에 편입해 들어오는 인사들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다.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에 측근 의원이 한두 명에 불과했던 노 후보는 대선기획단 발족을 계기로 한꺼번에 수십명의 의원급 참모를 거느리면서 명실상부하게 대선후보로서 민주당에 착근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세 계파로 나뉘어있던 민주당 의원 분포가 ‘친노’ ‘반노’로 양분되면서 새로운 정치세력도 태동하기 시작했다.
‘개혁모임’ 잠재적 친노 그룹
이해찬 이상수 김희선 심재권 김영환 의원 등 과거 재야활동을 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혁정치모임’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개혁정치모임’은 ‘개혁’이라는 명분에서 일치하는 만큼 결국 노무현 후보와 같은 길을 걷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노무현 후보는 대선기획단 구성을 통해 대선 출정을 위한 본진을 구성하고, 쇄신연대와 ‘개혁정치모임’이라는 두 지원군을 등에 업고 12월 대선에 출정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민주당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반노무현 진영’에 포진, 만만치 않은 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균환 총무가 회장으로 있는 중도개혁포럼 소속 일부 의원들과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출 이후 소외되고 있는 충청, 수도권 일부 의원들 사이에는 여전히 ‘반노무현 정서’가 강하게 깔려있다.
여기에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구속 이후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동교동 구파 인사들도 대표적 ‘반노 진영’ 인사들로 분류되고 있다. 원외이기는 하지만 TK 지구당위원장 상당수도 ‘반노진영’에 포진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반노’진영에서 조금씩 이탈양상을 보이는 인사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 완패 이후 노무현 후보가 ‘탈DJ’를 선언하고 차별화 행보에 나서면서부터다.
‘반노 진영’ 인사들 사이에서는 ‘제3후보’를 매개로 ‘제3의 길’을 모색하려는 인사들도 없진 않지만, 조금씩 ‘노무현 후보 체제’에 편입하려는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
|
||
| ▲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선언한 이후 노 후보의 발걸음이 서 서히 바빠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당내 세력분포도 변화 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정책자문단 회의. 임준선 기자 | ||
특히, 정균환 총무가 회장으로 있는 중도개혁포럼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당초 출범당시 현역의원 60여 명에 원외지구당위원장 40여 명 등 총 1백여 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하던 중도개혁포럼은 최근 몇차례 모임에서는 40여 명도 참석치 않는 저조한 출석률을 기록했다. 참석한 인사들도 주로 충청권 의원들과 TK 원외위원장 등 노무현 후보 체제 출범 이후 소외감을 느끼는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도개혁포럼이 정치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국회 원구성 이후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걷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개혁포럼에 끝까지 참여하고 있던 인사들 중에는 이번 국회 원구성에서 상임위원장을 노렸거나, 자신이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받기 위한 인사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 중도개혁포럼의 회장인 정균환 총무가 나눠줄 수 있는 ‘떡’이 다 배분됐는데, 무슨 동력이 있어 조직이 유지될 수 있겠나”고 말했다.
실제 중도개혁포럼 출범 당시 정균환 총무와 함께 핵심역할을 했던 유용태 의원은 사무총장에 발탁된 이후 ‘중도개혁포럼’과는 일정한 거리를 둬 오고 있다. 또한, 중도개혁포럼 출범 당시 7인방으로 불리며 핵심인사로 거론됐던 인사 가운데 몇몇 인사들은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중도’파가 붕괴되면서 ‘친노’ 성향 의원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노 후보에 대한 로열티는 그다지 견고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단순히 ‘대안부재에 따른 노무현 대세’에 편승하고 있는 인사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모든 것은 노 후보 하기 나름’
최근 여론조사에서와 같이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뚜렷한 변화가 없을 경우, 언제든 ‘보따리’를 싸들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이다.
당초 ‘반노’ 진영에 있다가 최근 ‘친노’ 진영으로 한걸음 다가선 수도권의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모든 것은 노무현 후보 하기에 달려 있다”며 “재보선 결과도 결과려니와, 재보선 이후 노 후보 지지율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새로운 선택이 불가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대선기획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도 “노풍은 재점화될 것”이라면서도 “조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친노’ ‘반노’로 크게 양분된 민주당은 8·8 재보선 이후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세력분포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이 단순히 ‘친노’ ‘반노’를 기준으로 세력이 나뉘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노무현 대선후보에 대한 재신임 문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