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갑·김용화 전 전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직 도의원들은 9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고, 갈등과 분열을 일삼는 그들과는 도저히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제공>
[일요신문] 문재인 대표의 2선 퇴진을 요구하는 호남 정치인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당 안팎에서 문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반발 기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당내에서 문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부류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북 도당 위원장의 징계 청원과 권리당원들의 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청구가 대표적 사례다.
또 다른 움직임은 문대표 체제에 반발해 아예 당을 박차 나가는 탈당파다. 주로 전직 지방의원을 중심으로 탈당해 천정배 신당 ‘국민회의’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9일 황주홍 도당 위원장과 유성엽 전북도당 위원장은 이날 문 대표의 징계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당 윤리심판원에 제출했다.
두 위원장은 문 대표가 선거 참패에도 책임을 지지 않은 점, 혁신위의 부산 출마 요구를 거부한 점, 동료 의원들의 비판을 공천권 요구를 위한 분란행위로 폄훼한 점 등을 징계 사유로 주장했다.
두 의원은 최근 현역 평가자료로 쓰일 당무감사를 거부해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전남·북 권리당원들은 지난 8일 “자신들이 직접 문 대표를 끌어 내리겠다”면서 문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 청구서를 당무감사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전남·북 기초의회 의원협의회장단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기초의원들은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기초의원들이 당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치위관급 장교가 참모총장을 용퇴를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는 모양새로 한마디로 호남정치권에서의 문 대표 위상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봉근 전 광주시 의장, 위성부 옛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천정배 의원 신당 합류를 선언한다.
윤 전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는 국민이나 광주시민의 여망과 동떨어졌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데도 실망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윤 전 의장은 ”새로운 정치질서가 나타나야 할 시점“이라며 ”선도적으로 탈당해 대안세력이라고 보이는 천정배 의원의 개혁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전 전북도의원 일부도 탈당을 선언하고 이른바 ‘천정배 신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
유철갑·김용화 전 전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직 도의원들은 9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고, 갈등과 분열을 일삼는 그들과는 도저히 당을 함께 할 수 없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전북도민의 여론을 묵살하고 전북의 인재를 철저히 배제하여 싹을 자르고, 특정 세력만 편파적으로 공천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디”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으로부터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낡은 정당으로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한때 새정연은 우리에게 희망이었으나 이제는 희망도 비전도 없는 패권주의로 민심 이반이 극에 달했다“면서 ”이 상태로는 정권교체라는 여망을 성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에는 유철갑·김용화 전 도의장, 조현식, 하대식, 배승철 전 부의장, 정환배·황병근·김창수·김진명·김상철·고영규·신치범·임병오 전 도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장세환·조배숙 등 전직 국회의원들이 새정연을 탈당해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다.
문 대표의 퇴진여부를 둘러싼 당 내홍이 호남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의 끝이 어디쯤일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