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의 김인식 감독(사진)도 속이 타기는 마찬 가지. 두산의 부진은 LG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 원인이라고 한다. | ||
이러다보니 양팀 모두 1승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을 연출하며 팬들의 비난과 원성 속에서 시련의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양 팀의 사령탑. 특히 두산 김인식 감독은 여러 가지 ‘극약 처방’을 내리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뚜렷한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속이 시커멓게 타다 못해 재가 되어 버렸다. 과연 두 팀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은 무엇일까. 드러내놓지 못하는 양팀의 속사정에 대해 알아봤다.
한 야구 해설가는 두산의 경기 내용을 두고 “두산은 야구 하고 싶은 사람과 이기고 싶은 사람이 감독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선수의 실력과 구성원 면면이 다른 팀에 뒤떨어지더라도 팀워크가 단단하면 쉽게 일어서게 마련인데 두산은 그런 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치 ‘불감증 환자’인 양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는 태도는 결코 프로선수답지 못하다는 것.
두산은 최근 경기에서 실책이 4∼5개나 나올 정도로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고 있으며 선수들도 계속되는 패배에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김 감독은 처음 3연패 이후에 선수들을 향해 야단도 치고 ‘민심’ 수습을 위해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심재학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나 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자 지금은 아예 입을 굳게 다물어 버렸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예년과는 달리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실망스런 플레이를 보여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 최근 롯데의 부진에 대해 백인천 감독(사진)은 선수들 탓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수들의 불 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 ||
하지만 야구 관계자 L씨는 두산의 침체를 내부적인 원인에서 찾았다. 즉 구단에 대한 선수들의 누적된 불만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서울 라이벌로 불리는 LG에 대한 피해 의식이 작용했다. 즉 선수들의 대우 문제와 운동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 등에서 LG와 큰 차이가 나다보니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롯데의 초반 연패에 대해서는 백인천 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의외로 심각하다. 특히 경기 결과를 두고 백 감독이 모든 걸 선수 탓으로 돌리자 선수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얼마 전 백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년도 성적을 기대하고 싶다”고 말해 선수들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 사회인 야구 출신의 투수 모리를 데려오면서 “최고 선수”라고 치켜세웠다가 결국 정규시즌 한 경기도 출장시키지 못한 채 중도에 퇴출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자 뒷말도 무성하다. 그가 선수의 자질 운운한 부분은 거꾸로 ‘감독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단적인 예라는 것.
평소 ‘상대가 약한 모습을 보일 때는 모두 달려들어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하이에나론’을 주장한 백 감독 입장에선 좋은 선수들을 내주고 열악한 상황에서 팀을 이끌어 나가는 데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수와 프런트를 탓하며 세월을 보내기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LG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몇몇 야구 전문가들은 이광환 감독이 추구하는 ‘한국식 메이저리그’ 스타일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아스럽다는 의견을 내놓는다.선수의 역량을 아랑곳하지 않는 훈련 스타일은 선수들의 의욕 상실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
야구 관계자 P씨는 불안한 마운드 운영과 실력보다는 ‘메이커’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이 감독의 특징을 고려할 때 자칫하면 ‘어설픈 메이저리그 흉내내기’로 그칠 수도 있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