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회사 부지점장이 축구 선수들의 재테크를 책임지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ING생명보험의 이상진씨(35). 김은중, 최은성, 강정훈(이상 대전), 박진섭, 변성환(이상 울산) 등 프로 축구선수들이 월급의 일부를 이씨가 소속된 ING생명 보험상품에 맡기면서 이씨와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되었다.
홍익대-기업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이씨가 운동선수의 재테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초부터. 은퇴 후 빚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후배들을 지켜보다 못한 이씨는 유동우 대전 코치를 통해 각 구단 젊은 후배 선수들을 만나 급여 관리와 재테크의 중요성을 알렸다.
‘지금부터 착실히 저축하는 길만이 은퇴 선수들이 살길’이라는 이씨의 열변에 고개를 끄덕인 10여 명의 선수들이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비과세 연금상품에 꼬박꼬박 채워넣고 있다.
이씨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면서 독특하다. 95년 기업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축구 관련 사업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연신 쓴잔을 마시곤 했다. 97년 축구인 전용 주점인 ‘월드 사커’를 오픈했다가 IMF사태로 문을 내려야 했고, 98년에는 축구 선수 전용 미용실을 차리기 위해 미용사 수업을 받았으나 과다하게(?) 두꺼운 엄지손가락 탓에 중도 포기해야 했다고.
2000년 4월 지금의 회사에 입사한 이씨는 축구뿐 아니라 야구, 농구, 골프 선수들에게까지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비과세 연금은 물론 운동 선수들만의 보험 상품을 연구, 회사측과 협의해 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유재영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