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롤>은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랑을 만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이다. <블루 재스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골든 에이지>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케이트 블란쳇이 비밀을 간직한 매혹적인 여인 ‘캐롤’ 역을 맡아 특유의 성숙하고 우아한 이지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연출을 맡은 토드 헤인즈 감독은 시나리오와 촬영 계획을 받자마자 케이트 블란쳇을 주인공으로 내정했다.
두 사람은 ‘밥 딜런’에 영감을 받아 제작했던 영화 <아임 낫 데어>에서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감독은 이혼위기에 처한 삶의 중대한 변화를 맞이한 상처받기 쉬운 상태의 성숙한 여인 역할을 할 여배우로 케이트 블란쳇을 떠올렸다.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 케이트 블란쳇이 캐롤 역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블란쳇은 <아임 낫 데어>에서 악당으로 변신했었는데, 자유자재로 변신을 거듭했었던 그 연기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었다. 다시 함께 작업한다는 게 정말 기쁘고, 캐롤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 낼지도 궁금했다”며 함께하는 소감을 밝혔다.
케이트 블란쳇은 <캐롤>의 원작 소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작가의 팬으로 또 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한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영화 <리플리>에 출연한 바 있다. 케인트 블란쳇은 “<캐롤> 원작 소설의 이야기에 실린 감정적 힘에 압도되었고, 원작이 쓰였던 시대(1950년대)에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담한 시도였는지 깨달았다. 그러한 원작을 각색한 영화에 출연하다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원작자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인연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다시 인연을 맺게 된 토드 헤인즈 감독에 대해 “감독님은 매우 비주얼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이번 영화 역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각적 요소가 많다. 다시 작업하게 되어 영광이었다”고 출연에 대한 기쁜 마음을 전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시각적인 묘사를 통한 절묘한 연출력과 케이트 블란쳇의 복잡한 감정의 깊이와 심경을 다양한 연기폭 안에 담아내어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캐롤>은 범죄 소설 사상 가장 기막힌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할리우드에서 수 차례 영화화된 [리플리]를 탄생시킨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 소설인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해 <그녀>,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루니 마라가 동반 주연을 맡아 대담하고도 아름다운 특별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말할 나위 없거니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비롯 미술, 촬영, 음악, 의상 등 프로덕션까지 완벽한 완성도 높은 영화의 탄생에 해외 매체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골든 글로브를 비롯해 영국 아카데미와 호주아카데미상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광을 안았다. 국내에서는 2월 4일 개봉한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 jan020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