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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측근 일부의 최근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노무현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노 후보는 한 번 기용한 측근을 꾸준히 신뢰하는 의리파여서 측근 기용에 좀처럼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폐쇄적 성향을 보이는 데다 일부 측근이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애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지지율 정체의 요인 중 하나로 “보좌기능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측근들 내부에 상호 견제심리가 작동돼 불편을 겪는 등 측근 관리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재점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노 후보 측근의 처신에 문제점이 제기된 것은 노 후보가 지난달 초 부산에서 측근의 요청으로 검찰 민원에 나선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민주당 부산 해운대·기장을 지구당 위원장인 이상열씨는 지난달 11일 노 후보에게 단란주점업을 하다 적발된 대의원을 풀어달라고 노 후보에게 민원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부산지역에서 노 후보를 도와 일하는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노 후보는 부산 동부지청 이병기 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상열 위원장이 만나고 싶어하는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이 위원장은 노 후보의 전화를 발판삼아 이 지청장을 직접 만난 뒤 자신의 지구당 당원이자 중앙당 대의원인 한아무개씨(42)가 단란주점 불법영업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는데 선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청장은 다음날 “담당 검사가 수사중이므로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며 민원을 거절했다.
노 후보는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달 초 “당시 바쁜 와중에 내용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억울하다고 하기에 (지청장에게) 만나달라고 한 것뿐이다”면서 “청탁이나 압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노 후보가 비록 정식으로 후보로 선출되기 전이고, 경선과정에서 대의원의 민원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정황을 이해하더라도 노 후보의 처신이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그만한 일로 노 후보를 직접 사건에 개입시킨 노 후보 주변 인물들의 가벼운 처신은 더더욱 도마위에 올랐다.
일부에서는 노 후보 일부 참모가 벌써부터 호가호위하는 행태부터 배운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노 후보 캠프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중인 유종필 공보특보는 사설 비서를 고용, 한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유 특보는 노 후보의 대변인 노릇을 하면서 업무가 과중해지자 5월 중순 자원봉사자 김모씨를 비서로 활용했다. 유 특보는 김씨가 경선기간 중 TV로 자신의 활동을 접한 뒤 스스로 비서가 되겠다고 자청, 일을 시켰다고 해명했다.
이 자원봉사자는 주로 유 특보를 수행하고, 휴대폰 전화를 대신 받는 역할을 했다. 아무리 무급 자원봉사자이지만 유 특보의 행동은 기자들과 캠프 내에서 비판을 받았다. 공보비서인 유 특보가 기자들의 전화 취재에 소홀하고, 기자들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창구를 만든 것으로 비쳐졌다. 더구나 비서를 동행해 기자실에 나타나는 유 특보의 행동이 권위주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국회의원들도 초선들은 상당수 기자들의 휴대폰 전화를 직접 받고 있으며, 기자실에 출입할 때 비서를 동행하지 않는다.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지난 15일 노 후보의 부산 방문 자리에서 김만수 공보비서에게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 결국 일주일여 만에 사설 비서가 ‘해고’됐다.
또 노 후보의 비서실 직원 가운데 일부도 민주당 당직자들로부터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에서는 노 후보 측근들이 친절하지 않으며, 고압적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청탁성 민원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억측까지 다양하다.
노 후보 비서 출신인 성아무개씨가 최근 타이거풀스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에도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씨는 노 후보가 13대 의원이던 시절 비서관으로 일했으며, 이후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재직시 비서를 지냈다.
불과 38세인 성씨는 9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타이거풀스 이사로 재직하면서 5만4천여 주의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받았다.
성씨는 특히 노 후보를 타이거풀스 고문변호사로 소개한 장본인이다. 노 후보는 이로 인해 고문변호사 시절 소득세 납부 여부 등으로 한나라당의 공세를 받는 등 불필요한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성씨의 행동이 법률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공연한 오해를 사는 데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노 후보가 5월2일 발표한 비서실 구성을 보면 대체로 성씨와 비슷한 연배가 많다. 6명의 팀장 중 절반이 30대며, 나머지는 40대다. 비서실의 주축은 83학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30대 후반이 노 후보 캠프의 핵심측근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희정 정무팀장과 이광재 기획팀장이 83학번이다. 그외에 윤태영 홍보팀장, 윤석규 정책팀장, 양길승 의전팀장, 유종필 공보팀장 등이 활약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이다. 또 이들을 받치는 비서들이 81학번에서 85학번 위주로 수십 명 포진해 있다.
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운동권 출신이 많다보니 건방지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근에 처신에 조심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 캠프에 80년대 학번이 주축을 이루면서 70년대 학번들과의 마찰음도 제기되고 있다. 주로 김근태 의원 주변에 포진해있던 70년대 학번들이 노 후보 캠프 구성에서 제외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70년대 학번의 한 민주당 당직자는 “젊은 사람들끼리 모여 아무래도 서툰 행동을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노 후보 캠프 측근들을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노 후보에 대한 충성 경쟁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과열현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력의 중심인 노 후보와 핫라인을 개설하고 싶은데 이것이 여의치 않자 노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에 대해 비난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노 후보 측근들이 아직까지 이권에 개입하거나 크게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들이 향후 엄격한 자기 절제와 통제를 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노 후보가 비서실에 다양한 인재를 충원하지 않고 주로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들을 집중 발탁한 인재 충원시스템의 협소함이 문제점으로도 꼽힌다. 노 후보측은 이에 대해 “앞으로 대선기간에 선거기획단이 구성돼 다양한 사람들을 충원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는 우선 과거 일했던 사람들 중심으로 실무적으로 움직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측은 또 “10여 년간 노 후보를 도왔지만 측근이라 불릴 만한 처지도 아니며, 아직 문제를 드러낸 사람도 없다”면서 “노 후보가 계보, 측근정치의 청산을 거론한 만큼 주변 인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영선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