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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격 앞으로 지난 5월11일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당직자들과 함께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제공=시사저널 | ||
물론 한나라당은 공식적으로 함 의원의 탈당에 대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남경필 대변인)”이라며 선을 그었다. ‘역정계개편론’으로 인한 충청권의 반발과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기 때문. 당내 전체 분위기도 공개적인 자민련 의원 영입에 반대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회창 후보의 한 특보는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면 그쪽(자민련) 의원들이 먼저 노크해 올 것”이라며 “굳이 우리가 먼저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충청권 장악 프로그램이 보이지 않게 작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5·10전당대회를 통해 충청권 인사들이 당 핵심 포스트로 진출하면서 추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서청원 대표, 2위 강창희 최고위원 그리고 김용환 국가혁신위원장과 이 후보 등 당 권력서열상 최상위권이 모두 충청권 출신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충청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충청 출신의 한 의원은 “자민련은 이제 (충청도에서) 대표정당이 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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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환 국가혁신위원장(왼쪽)과 이회창 후보. | ||
사실 함 의원의 탈당은 JP조차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만큼 자민련에 전해진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로써 향후 친 한나라당 성향 의원의 추가탈당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완구, 송광호, 정진석 의원 등의 탈당설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O, J, L의원 등도 이탈자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17일 아침 JP 주재로 열렸던 긴급확대당직자회의에 일부의원들이 불참했고 저녁에 있을 예정이었던 의원총회에도 의원들이 지역구 사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JP의 당 장악력이 급속도로 약화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당내에서 전국구 의원 빼고 지역구 출신 의원 대부분이 (탈당자로)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혹해했다. 한나라당이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자민련의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충청권 장악 전략이 계속 될 것이라는 또다른 이유는 김용환 국가혁신위원장의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 혁신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자민련 의원들을 꾸준히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 위원장이 그들을 만날 때마다 입당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위원장은 현재 탈당자로 거론되는 자민련 의원들과 개인적·정치적 인연이 깊다. 이완구 의원 등 3명은 지난 92년 민자당을 탈당한 김 위원장이 95년 자민련에 입당할 때 행동을 같이했던 의원들이다. 또 정우택 의원의 경우는 김 위원장이 자민련에 있을 때 공천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정진석 의원은 그의 부친과 김 위원장이 고교 선후배 사이여서 특별한 관계에 있다.
이번 함 의원의 탈당에는 김 위원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김 위원장 자신은 이에 대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함 의원 탈당이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당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그 일(함 의원 탈당)은 김 위원장에게 물어보라”며 그의 역할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김 위원장측도 “김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부인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말하겠느냐”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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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석재 의원 | ||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장악 프로그램이 3단계로 나눠져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김 위원장 외에 다른 의원들도 자민련 의원과의 접촉에 나섰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한편 시기적으로 자민련이 위기에 처해있고 충청 출신의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도 경선에서 패한 상태여서 밀어붙일 때 확실히 밀어붙여야 한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충청권을 대표할 수 있는 지도자로 이제 ‘이회창’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함 의원의 탈당이 있자 자민련은 당장 한나라당과 정치적 전쟁상태에 돌입했다. 김학원 총무는 “한나라당의 공작이며 생이빨을 빼갔다”며 전의를 나타냈다. JP도 지난 17일 긴급 확대당직자회의를 열고 “갈 사람은 가라”며 비장한 심정을 드러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음모가 드러났다”며 비난했다.
이와 함께 JP는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과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까지 아우르는 중부권 신당의 모색을 앞당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JP가 지난 18일 한때 민주당 탈당설까지 나돈 김중권 전 상임고문과 골프회동을 가진 것도 이 같은 상황에서 설명된다.
어쨌든 충청권 입지가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해진 한나라당.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까지 포함한다면 충북은 물론 충남까지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충청지역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한나라당으로 기울고 있는 지역여론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함 의원은 지방선거 전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진다. 자민련 의원의 추가 이탈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충청지역을 놓고 새 주인이 되려는 쪽과 혼신의 힘을 다해 지키려는 쪽의 치열한 전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백승구 기자 eagl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