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3월부터 시행한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정밀발굴조사 결과, 하나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일곽의 통일신라 후기 건물지군이 확인됐다.
3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건물지군이 확인된 곳은 월성의 중앙지역인 C지구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진행된 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정밀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정밀발굴조사 결과 드러난 일곽의 건물지군은 동서 51m, 남북 50.7m의 정사각형 모양이며, 담장을 둘러친 일곽 안팎에 총 14기의 건물이 배치된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도장무늬 토기, 국화형 연화문 수막새 등 관련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건축 시기는 8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곽 건물지군에서 약 50점 이상이 출토된 생활유물 ‘토제벼루’를 통해 문화재청은 이곳에 문서를 작성하는 중심공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지구 내에서도 다량의 토기와 기와류 외에도 명문이 있는 유물이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공개된 유물 외에도 ‘정도(井桃)’, ‘전인(典人)’, ‘본(本)’, ‘동궁(東宮)’ 등이 새겨진 기와와 토기가 새롭게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중 ‘전인(典人)’은 궁궐 부속관청인 와기전(기와·그릇 생산 담당)에 소속된 실무자, ‘본(本)’은 신라 정치체제인 6부 중 하나인 ‘본피부’, ‘동궁’은 태자가 거처하는 궁궐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C지구에 대한 탐색조사에서는 두 개의 통일신라 문화층과 5개의 신라 문화층이 남아있음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보된 유물 분석자료에 의하면 월성은 주로 4세기~9세기까지 왕궁 또는 관련 시설이 들어섰으며, 신라 멸망 이후 근대 이전까지는 월성 내에 거의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주 월성 중앙지역에서 확인된 건물지의 규모와 변화과정 등을 확인한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30일 오전 11시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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