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국회 국방위원들이 연천 28사단 977포병대대 ‘윤 일병 사건’ 의무 내무반을 찾아 현장 조사 후 부대 장병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3월 28사단 의무중대에서 근무하던 윤 아무개 일병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명 ‘윤 일병 사건’이다. 당시 윤 일병은 대답이 느리고 발음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선임병들에게 폭행 및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 병장을 포함한 네 명의 선임병들은 생활관 바닥에 뱉은 가래침을 핥아 먹도록 하고 치약을 짜서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심지어 성기에 안티푸라민 액체를 바르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한 달여 간 전신 구타, 인격 모독, 성추행 등 비인간적 가혹행위를 당한 윤 일병은 사망하게 된다.
당시 28사단장은 이순광 육군소장(육사 40기)이었다. 이 소장은 당시 사건으로 보직해임됐다. 그러나 관계자들 사이에서 ‘요직’으로 통하는 국군복지단장 육군소장에 임명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정도 사건이면 통상 옷을 벗는 게 맞다”면서 “육사 출신 인맥과 연줄로 살아남은 것 아니겠냐”고 조심스레 반문했다.
22사단의 비극은 2012년에 발생했다. 2014년 6월 21일 저녁 8시경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주간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 중이던 임 아무개 병장이 수류탄 1발을 던진 뒤 도망가는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어 생활관으로 30~40m를 달려가며 K-2소총을 발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생활관 복도에서도 병사들에게 총 10여 발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가한 뒤 소총과 실탄 60여 발을 가지고 탈영했다. 이 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으며 교전 과정에서도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22사단장은 서상국 육군소장(육사 40기)이었다. 서 소장 또한 22사단에서 보직해임된 뒤 2014년 10월부로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소장에 임명됐다.
강화군 소재 해병대 2사단에서도 2011년 7월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김 아무개 상병은 상황 부사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상황실 내 간이 탄약고에서 K-2소총과 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이 든 탄통을 절취했다. 김 아무개 상병은 후임병에게도 무시와 괴롭힘을 당하는 따돌림 문화인 ‘기수열외’를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해안초소 생활관에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해병대원 4명이 사망하고 김 상병을 포함한 2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해병 2사단장이었던 이상훈 해병 소장(해사 36기)은 진급해 2015년 3월부로 해병으로선 최고의 위치인 사령관 위치에 임명됐다.
공복순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대표는 “사병들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이와 관계없이 영전해 가기 때문에 죽음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병들을 충원 가능한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구조적인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