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 그림 대작 의혹 캡처=TV조선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지난 16일 조영남의 소속사 및 그의 그림을 거래한 화랑 등 총 네 곳을 압수수색했다. 무명화가 A 씨가 한 점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 조영남의 그림을 그려줬다는 의혹을 접수했기 때문이다. 그가 그렸다고 주장한 화투 그림은 평균 수백만 원에 거래돼 왔다.
검찰은 다른 사람의 그림을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조영남에게 사기 혐의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조영남 측은 A 씨가 조수 중 한 명이라는 입장이다. 조영남은 16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리지널은 내가 그린 것으로 내가 갖고 있다. 그걸 찍어 보내 주면 똑같이 그려서 다시 보내 준다. 그리고 내가 손을 다시 봐서 사인을 하면 내 상품이 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영남의 입장대로 일각에서는 아이템을 의뢰해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하는 것은 미술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평론가 진중권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다.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된 관행”이라며 “콘셉트를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라고 주장했다.
조영남은 40년 전부터 화투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왔다. 1973년 한국화랑에서 첫 미술 전시회를 연 그는 이후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 LA 등 해외에서도 전시회를 열며 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이달 초에는 아트페어경주에서 화업 40년을 기념하는 조영남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김상훈 인턴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