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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노무현식 정치로 상황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 노무 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4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자행보의 첫걸음을 뗐다.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92년 대선 이후 정계에서 은퇴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하면서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당시 민주당에는 이기택 대표를 비롯, 이부영, 노무현 최고위원 등 DJ 정계복귀를 반대하는 인사들이 적잖이 있었다. DJ로서는 민주당에 입당해 지도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것보다는 자신과 함께할 수 있는 인사들만으로 새로운 정당을 꾸려 일사불란하게 대선을 준비하고 싶었던 거다.
어떤 것이 대선전략에 더 효과적일지 생각해보라. 무슨 회의만 열리면 반대의견을 내놓을 지도부가 버티고 있는 정당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당선을 위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만 모아 정당을 운영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효과적으로 대선을 치르는데는 동상이몽하는 다수보다는 동상동몽하는 ‘소수정예’가 더 나은 것이다. 결국 DJ는 소수정예를 선택했고, 97년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했다.” 노무현 후보의 4일 긴급 기자회견 이면에는 노 후보 캠프의 이 같은 기류가 저변에 깔려 있다.
기자회견 직전, 사전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한 특보도 “이제 노무현은 노무현식의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며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측과 사전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제안으로 돼 있는 중립내각 구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이제 내려갈 만큼 내려간 지지도를 볼 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지 않느냐”며 “제안할 것은 제안하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싸워서라도 관철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나 ‘반노’진영에서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언제까지 당내 반발을 우려, 어정쩡한 자세를 유지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제는 노무현식 정치로 현 상황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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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를 이야기하자.’
노 후보는 DJ와 패키지로 해석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반DJ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챙기기로 대선전략 기조를 유지하는 한, 노무현 후보는 ‘DJ그림자’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서다.
지난 6·13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론을 돌파하기 위해 8·8재보선 이후 재경선 수용을 시사하는 동시에, ‘탈DJ’를 위한 청산 프로그램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마찬가지 배경에서다. 또한, ‘반노’진영에서 ‘딴살림’을 염두에 둔 발언을 심심치 않게 쏟아내고 있는 상황도 노무현 후보로 하여금 ‘노무현식 행보’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문희상 대선기획단장은 이미 “보따리를 반쯤 싼 사람들에게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며 ‘노무현 후보의 마이웨이’를 예고한 바 있다. 4일 전격 단행된 기자회견은 이 같은 노무현식 마이웨이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해석이다. 즉, 당 지도부 등과 사전 논의없이 전격적으로 중립내각 구성과 대통령 후보 회담 제의가 이뤄진 것은 ‘절차’와 ‘방법’보다는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노무현 후보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는 것.
한광옥 박상천 최고위원 등 노무현 후보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인사들이 ‘절차’와 ‘방법’을 두고 문제를 삼기도 했지만, 노무현 후보측에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노 후보 측근들은 “‘절차’와 ‘방법’이 아닌,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측에서 이처럼 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은 긴급 기자회견과 같은 방법으로 당내 논란을 배제한 채, 각종 이슈를 후보가 직접 선점해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둘째로는 ‘노무현식 정치’가 뭐냐는 당내외 물음에 답을 해야하는 절박성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노 후보측에서 ‘반노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인사들이 결국 노무현과 함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깔려있다. 기자회견 직후 노무현 후보의 한 특보는 “반노진영에서 나간다, 안나간다 말이 많지만, 결국 민주당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가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해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 떠난다면 국민들이 어찌 생각하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문제는 지지도”라며 “만약 노무현 후보가 ‘노무현식 행보’를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로 새롭게 변모하게 되면, 지금 당내에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인사들도 노 후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노 후보측에서는 그동안 통합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아왔지만, 앞으로 노 후보는 선명한 개혁적 이미지를 앞세워 지지도 제고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통합을 이루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전격 단행된 기자회견은 독자적 개혁행보의 첫 시발점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