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
[일요신문] <라디오스타>에서 회심의 이경규 카드를 꺼내들었다.
29일 MBC<라디오스타>에서는 ‘킹경규와 네 제자들’ 특집이 방영됐다.
개그계의 대부로 꼽히는 이경규의 존재감은 <라디오스타>를 빛내고도 남았다.
‘킹경규와 네 제자들’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일명 ‘규 라인’의 네 출연진들이 그들이 따르는 선배 이경규에 대한 선배 대접과, 이를 넘어선 과거 일화 폭로전이 펼쳐지면서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개그맨 후배 윤형빈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호주 촬영 당시 윤형빈이 준비했던 ‘바오밥 나무 한 커트’와 나뭇잎 뱀 상황극을 똑같이 따라했던 적이 있다고 이경규를 폭로했다.
윤형빈은 회심의 일격이었던 한 커트를 이경규에게 빼앗겼다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농담조로 하는 이야기였기에 주변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이날 후배들 입에서는 이경규가 술을 마시면 터지는 명언을 이윤석과 윤형빈에게 받아 적으라고 했던 사실이 폭로됐다. 이경규의 어록 중 “사실 형 천재야”라는 자화자찬 말버릇과 “행복은 곁에 있는 사람들이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 것이다”라며 조언을 하다가도 “윤석이를 나와 같이 묻어줘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막내격인 유재환은 이경규의 요청에 “선배님~”이라며 애교를 부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송 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공통적이었지만 방송이 끝나고 난 후 ‘버럭’하는 인생을 사는 선배 이경규의 모습이 부각돼 어딘지 불편했다는 의견과, 방송을 재밌게 하는 콘셉트일 뿐이라는 옹호론이 맞섰다.
대선배를 중심으로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라는 구성 자체로도 상하관계를 지닌 게스트들의 출연이었다.
이 같은 토크 구도는 ‘버럭옹’ 이경규의 콘셉트와 맞물리지만, 어딘지 한국 사회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베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