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역시 그러한 범주에서 빠지지 않는다. 마늘과 함께 일반 음식에 첨가되어 요리의 맛을 살려주는 조미료 역할을 하면서 한방에서는 치료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뿌리줄기는 말려 빵 과자 카레 소스 피클 등에 향신료로 넣기도 한다.
생강 자체가 중심이 되는 경우도 많다. 껍질을 벗기고 끓인 후 시럽에 넣어 절여 먹기도 하며 생강차, 술로도 이용한다. 생강은 인도, 말레이시아, 동인도의 힌두스탠 지방 등 카레소스에 쓰이는 인도생강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꽃이 피지 않는 우리만의 토종 생강이 이미 고려시대 이전부터 식품으로 사용되었다. 고려시대 문헌인 <향약구급방>에는 생강이 약용식물로 기록돼 있으며 <고려사>에도 생강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약방의 감초’란 말이 있듯, 생강도 한약 처방의 거의 절반쯤에 첨가되고 있다. 몸을 따뜻하게 덥히고 소화불량 개선, 혈액순환 촉진 등 기본적인 신진대사 작용을 돕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찌거나 삶아서 말린 건강(乾薑)과 불에 구워 말린 흑강(黑薑)을 약재로 쓰지만 시중에서 유통되는 보통 생강도 충분히 약재로서의 가치가 있다.
특히 디아스타제와 단백질 분해 효소는 생선회 등의 소화를 돕는 효능이 뛰어나 생선회와는 찰떡궁합이다. 생강은 거북한 속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약효를 보인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멀미약에 주로 쓰이는 성분인 드라마민(Dramamin)보다 생강이 멀미, 메스꺼움, 딸꾹질 등을 멈추는 데 효과가 더 뛰어나다.
특히 생강은 뇌에 작용하지 않고 장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드라마민처럼 졸음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홍콩에서는 배를 타는 사람들이 절인 생강을 준비하는 관습이 전해온다. 생강이 가진 독특한 향도 소화흡수를 돕는 데 한몫 한다.
매운 맛을 내는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 등 성분은 티푸스균이나 콜레라균 등 다양한 병원성 세균에 강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어 세균성 질환을 막아준다. 일본에서 발표된 실험에 따르면 생강은 세포의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세포의 돌연변이는 암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위험한데, 쥐의 먹이에 생강을 섞어준 결과 세포의 돌연변이 및 암 발생이 억제되었다고 발표했다.
생강은 이맘 때 이용하기 좋은 ‘종합 감기약’ 또는 감기 예방약도 된다. 오한 코막힘 두통 발열 등을 진정시켜 감기증상에 두루 쓸수 있다. <동의보감>은 또 ‘담을 없애고 기를 내리며 구토를 그치게 하고 천식을 다스린다’고 생강의 효능을 밝힌다.
특히 여성이 매일 식전에 생강차를 한잔씩 마시면 생리통 및 손발 차가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생강은 이뇨작용,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 등에 효과가 있고 부기를 빼준다. 하지만 치질이 있거나 피부병이 있을 때 지나치게 먹으면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윤은영 건강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