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에서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고 사르르 아프다가도 변을 보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편해진다.
▶ 자주 똥이 마렵고 배변 후에도 계속 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 배에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든다.
▶ 트림이나 속쓰림, 구토가 생긴다.
▶ 방귀가 늘고 점액성의 대변이 나온다.
▶ 장 운동이 너무 빨리 일어나 ‘장경련’에 의한 심한 복통이 생긴다.
▶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 전신피로, 두통, 불면, 어깨결림 등
이럴 땐 정밀검사를
- 가족 중 대장암에 걸렸던 사람이 있다.
- 연령이 50세 이상이다.
- 약을 먹어도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 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 복통 설사와 함께 37.5℃ 이상의 미열이 있다.
- 증세가 전보다 심해지고 자다가 깰 정도의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
- 대변보는 것과 상관없이 복통의 양상이 변했다.
- 체중이 많이 감소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추운 날씨에 증세가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일단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고 만성화되면 장에서의 양분 흡수도 어려워지는만큼 소홀히 생각할 일이 아니다. 35세의 직장인 김씨는 요즘 회사에 출근해서는 화장실을 찾는게 주요 일과가 됐다.
특별히 잘못 먹은 게 있거나 어디 탈이 난 것도 아닌데, 잊을 만하면 배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살살 아프고 가스가 찬 것 같아 불편하기 때문이다. 변도 평소보다 묽고 가늘어졌다. 아침이면 서너 차례 화장실에 가야 속이 조금 편해진다.
아침시간부터 자리를 자꾸 비우니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일 정도다. 다른 이상은 없었지만 김씨는 무슨 탈이 났나 싶어 병원을 찾았다. 대장기능 검사와 내시경 검사를 했더니 담당의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술, 담배 등을 삼가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요즘 김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과민성대장 증후군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은 말 그대로 장이 과민해져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처럼 무른 변을 보거나 반대로 변비처럼 변 보기가 힘들어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게 특징. 배가 아파 내과를 찾는 환자의 30∼50% 정도가 과민성대장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소화기 질환 중에서도 발병 빈도가 가장 높으며 위장병 환자의 5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김태일 교수에 의하면 과민성대장증상은 주로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업무량이 늘어나고 승진 이야기가 나오는 연말쯤이면 과민성대장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
취업 스트레스가 심한 20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입 수험생들도 이 시기에 특히 배가 아프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일 때 나타나는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변비가 심하고 아랫배가 아픈 ‘변비형’이 있는가 하면 설사만 계속되는 ‘설사형’도 있다.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고 복통이 있는 경우, 점액을 분비하는 경우, 가스가 많이 차는 유형도 있다.
이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면 주변에서도 대개 ‘신경성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물론 증세가 오래 지속되더라도 그것만으로 혈변이 되거나 체력이 소모되는 일은 없다. 또 반드시 대장염, 암 등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신경성이려니 하고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이런 증상이 몇 개월에서 길게 몇 년씩 계속해서 나타나면 생활의 불편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흔히 장 운동의 이상, 또는 스트레스,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장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부조화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다른 병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대장 자체의 기능적 장애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진단하는 데는 증세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과민성대장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의사의 질문에 자세하게 답을 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진단하는 검사로는 혈액검사와 대변검사가 기본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정밀한 검사를 하기도 한다. 과민성대장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심각한 대장 질환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과민성대장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검사 결과 장결핵이나 궤양성 대장염, 암 등 다른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기본검사 후 만약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이나 대장 촬영 같은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치료하는 데는 식이요법과 약물치료,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김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일단 증세가 없어져도 재발이 잦다”며 “중한 병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기 쉬운 만큼 약물에만 의지하기보다는 규칙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신경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고섬유질•저지방식 위주로 먹는다 의사나 영양사와 상의하면 적절한 식단을 짜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섬유질과 탄수화물은 많이 섭취하되, 저지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충분한 양의 섬유질(하루 20∼30mg)을 섭취해야 대변이 부드러워지고 양도 늘릴 수 있다. 변비뿐 아니라 설사가 주 증상일 때도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과민해진 장 운동을 완화시킬 수 있다.
▲ 증상 심할 땐 약물치료 증상이 심할 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통이나 설사, 변비 등을 완화시키는 약을 사용하고 때로는 우울증 치료제 등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복통을 조절하는 데는 항콜린성 진경제나 대장운동 항진제, 평활근 운동 정상화제,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제 등이 처방된다. 항우울증제는 신경정신장애가 병행하는 환자에게 처방되는데, 이 경우에도 증상 완화를 위해 짧은 기간에만 사용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 스트레스는 과민성대장증상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도 화가 나거나 충격을 받는 등 감정에 기복이 생기면 명치 끝이 아프기도 하고 설사가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과민성대장 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된다. 특히 적당한 운동을 하면 장 운동이 정상화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이로운 음식 VS 해로운 음식]
고섬유질 식품은 강낭콩 콩나물 팥 등의 콩류와 현미를 비롯한 곡류, 콘플레이크, 신선한 과일,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홍당무 시금치 고사리 등의 채소, 김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가 대표적. 현미잡곡밥에 된장국 미역국 토란국 같은 한식 메뉴가 도움이 된다.
특히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아이스크림, 치즈, 고기, 가공음식 등을 제한하고 매일 8컵 정도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도록 한다. 아울러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식품은 가능한 한 삼가는 게 좋다.
육류(특히 닭 껍질), 생우유, 초콜릿, 크림, 치즈, 버터, 마가린, 식물성 기름 등에 있는 지방성분,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 니코틴이 많은 담배와 술, 고칼로리의 푸짐한 식사, 콜라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 오렌지 주스, 과도한 수분(무른 변을 보는 경우), 밀가루 음식, 껌 등을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