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으로 잘 알려진 원추리 는 초여름 깔때기 모양의 노란 꽃을 피워내 관 상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 ||
이에 비하면 원추리는 스스로 강하다기보다는 몸속에 맺힌 강한 독을 완화하여 풀어주는 효과를 지닌 식물이다. 4월의 연한 잎줄기를 나물로 사용하는데, 생김부터가 마늘줄기나 난초잎처럼 넓고 매끄러우며 하얀 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내므로 다듬기가 번거로운 다른 봄나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원추리의 어린 잎을 나물로 먹을 때는 원추리나물보다는 넘나물 혹은 넓나물로 부른다. 나물로 먹을 뿐 아니라 소금과 기름을 써서 무치기도 하고 김치 재료로 쓰기도 한다. 근래에는 샐러드를 만드는 데도 쓴다. 밥을 지을 때 넣으면 색깔 있는 밥이 된다.
가장 잘 알려진 효능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다. 예로부터 원추리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우울증을 달래주며 소변을 맑게 하고 열이 오르거나 술에 취했을 때 그 독을 풀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몸안의 독을 풀어주므로 소변을 맑게 하여 잘 내리게 하고 빈혈 황달 변비도 풀어준다.
한자어인 훤초(萱草) 망우초(亡憂草)라는 이름은 ‘근심을 잊게 하는 풀’이란 뜻이다. 또 임신한 부인이 원추리를 지니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했다.
<본초강목>에는 싹과 꽃은 소화를 잘되게 하고 습열을 치료하며 뿌리는 유선염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고 <본초습유> 등 고서에는 원추리 뿌리가 결석을 다스리며 수기를 내리고 술독을 풀어준다고 했다. 삶아 먹으면 소변이 붉고 잘 나오지 않는 것을 고쳐주며 번열과 술로 인해 황달이 된 것을 치료한다는 기록도 있다.
원추리는 해독과 약간의 항균 작용이 있다. 뿌리를 달인 물은 결핵균을 죽이고 이뇨 항염증 작용과 지혈작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기록에 보면 5월에는 꽃을 채집하고 8월에는 뿌리를 캐어 먹는다고 하였는데, 3~4월에는 새순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을 수 있으므로 봄여름에 계속해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이라 하겠다. 주요 성분은 단백질 포도당 지방 회분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와 아데닌 코린 아루기닌 등 소량 아미노산들이다.
약재로 쓰기보다는 주로 일반 식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특히 약재를 목적으로 쓸 때는 뿌리와 잎을 그늘에 말려 가루내어 차숫갈로 하나씩 밥 먹기전 공복에 먹거나 뿌리와 잎으로 생즙을 내어 마신다. 뿌리는 물로 달여 차처럼 마실 수 있다. 상처를 아물게 하고 염증을 다스리므로 다친 곳이나 종기가 있는 곳에 뿌리나 잎을 찧어 붙이면 효과가 있다.
국내에는 훤초 외에도 여러종의 원추리가 전해오고 있다. 노랑원추리, 큰꽃원추리, 작은원추리, 왕원추리 등이다. 주로 산과 들의 볕이 잘드는 비교적 건조한 곳에서 군락을 지어 자란다.
원추리는 여름이면 키가 40~80cm로 훌쩍 커진다. 6~7월 여름 동안 1m쯤 되는 꽃대가 한가운데서 자라나 한 포기에 6~8개의 꽃을 피운다. 백합처럼 길쭉한 깔때기 모양의 꽃이 피며 노랗거나 오렌지색의 꽃잎 끝은 뒤로 젖혀진다. 이 무렵이면 원추리 군락이 있는 야산지대는 노란 빛으로 물들게 된다.
아름다운 꽃 때문에 세련된 토종식물을 가꾸는 사람들은 관상용으로 정원에서 가꾸기도 한다. 원추리는 새 순이나 잎 꽃송이 뿌리 등이 모두 약효가 있는 식용식물이면서 독성이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