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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삼 전 대통령 | ||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에 따르면 박 의원은 “오는 10월25일 일본 와세다 대학 특강을 위해 방일하게 되는데, 그 때를 전후해 지지후보를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10월 말이면 안개속의 대선구도가 대충 정리되는 시점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당연히 YS가 과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에 쏠렸다. 박 의원은 “세 명(이회창, 노무현, 정몽준) 가운에 한 명”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매주 상도동을 찾아 어른(YS)를 뵙는데, 아직 결정하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다만 “YS는 지지후보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후보를 적극적으로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YS의 세 후보에 대한 인식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YS는 이후보에 대한 불신의 감정을 아직까지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S는 지난해 이회창 대세론이 득세할 때도 “절대 지금의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지 않는다”며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도동 주변에서는 YS가 될 수 있으면 이 후보 대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 5월10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지금까지 ‘상도동 방문’을 하지 않고 있다.
YS로서는 괘씸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이 후보가 전직대통령 순방이라는 차원에서 전두환 노태우 전직대통령과 함께 YS를 끼워넣어 인사를 올 경우 YS가 제대로 받아들이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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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창 후보 | ||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YS가 창(이 후보)을 지지하면 나도 편하다. 다른 사람을 지지하면 나는 탈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간접적으로 YS의 창 지지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노무현 후보에 대해 YS는 여전히 ‘내가 키운 내 새끼’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YS는 88년 13대 총선때 통일민주당 총재로서 노 후보를 발탁, 금배지를 달아줬다. YS는 노풍이 한창일 때인 지난 4∼5월, 실제로 노 후보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4년동안 줄곧 DJ를 독재자, 무능력자로 비판해왔던 YS로서는 노 후보가 DJ후계자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박 의원도 이 부분을 솔직히 시인했다. 더군다나 노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지난 6월 “상도동 방문이 원인이었다”고 말한 데 대해 YS는 분노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YS는 당시 “자기가 잘못해서 지지도가 떨어진 것인데, 왜 나를 끌어들이느냐”며 노 후보를 책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YS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박 의원이 밝혔다.
박 의원은 “정 의원에 대해 별로 말씀이 없더라”면서 “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면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92년 대선에서 정주영 후보의 심한 공격을 받았던 구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정몽준 신당과 노무현 중심의 민주당 신당이 경쟁을 벌이다 대선 막판에 합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YS가 그렇게 대선구도를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YS가 사실상 이번 대선에서 지지후보를 밝히고, 적극 밀어줄 의향을 밝힌 가운데 최근 ‘상도동 사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YS는 지난 7월말쯤 서석재 전 의원을 만나 “민주산악회와 나라사랑운동본부의 조직을 재정비해 대선에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서 전 의원은 구 민주계 결속에 나선 것으로 정치권에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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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후보 | ||
이 회동은 모임 이틀 전 갑자기 취소됐지만, 민주계의 결속력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당시 참석대상자는 좌장격인 서 전 의원을 비롯 홍인길 전 의원, 오경의 전 마사회장, 한이헌 전 의원, 최기선 전 인천시장, 문정수 전 부산시장, 황명수 전 의원 등. 여기에 이기택, 신상우 전 의원도 초청대상이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구 민주계의 총집합인 셈이다. 이 가운데 이기택 신상우씨는 노무현 후보의 부산상고 선배로 친노 성향이고, 한이헌씨도 지난 6월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만큼 노무현 사람으로 분류된다. 모임이 취소된 것은 아직 대선구도가 제대로 틀이 잡히지 않은 데다 참석자들의 지지성향이 달라 의견일치를 보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참석대상자 가운데 한 인사는 “YS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상도동 사람들이 YS의 지시아래 뭉친다 해도 ‘반쪽의 단결’에 지나지 않는다.
한나라당 내부에 있는 구 민주계는 강삼재 김덕룡 박종웅 의원을 제외하고는 이회창 후보가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상당수가 이 후보 측근으로 돌아섰다. 서청원 대표와 김무성 전 비서실장을 주축으로 김동욱 신영국 이성헌 정병국 의원 등이 모두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비주류인 강삼재 의원도 조만간 구성될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의장을 수락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 의원의 거취가 주목되지만 선대위 공동의장 수락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 잔류 결정은 내렸다고 측근들이 전하고 있다.
따라서 YS가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상도동의 분열을 피할 수가 없다. 반대로 YS가 이회창 지원이라는 특명을 띄울 경우 상도동 사람들은 92년 대선이후 10년만에 특유의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YS가 박 의원을 통해 대선에서의 지지후보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선언한 만큼 YS가 과연 누구를 선택할지, 그리고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도 살아있는지 여부가 이번 대선을 감상하는 유권자들에게 또 하나의 흥미를 제공해줄 것이 틀림없다. 백승구 기자eagle@ilyo.co.kr




